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삼이와 데븐이 Feb 21. 2023

배우, 컨셉고민 (feat. 뉴진스 인기분석)

대중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으려면

회사(소속사)에서 배우로서 내 컨셉을 고민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하 나는 어떻게 보여지는 사람이지, 나는 어떤게 어울리는 사람이지, 

머리가 아프다. 같이 좀 생각해주지. 그러려고 회사 들어간건데…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버린 시대. 

예쁘거나, 웃기거나, 가학적이거나, 부담스럽거나 모든지 극적이어야만 관심을 받는다. 

10초 가량의 숏폼이 주된 플랫폼이 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걸 담아내려는 자극적인 시도들이 넘쳐나고, 무방비로 그 시도들에 노출된 대중은 피로감을 느낀다. 

피로감이 극에 달했을 때, 자극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대중의 갈망을 정확히 겨냥한 

걸그룹 뉴진스가 등장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걸그룹 뉴진스의 인기 원인을 분석한 글들을 보면 주된 원인은 ‘깨끗함’이었다. 

기존 걸그룹들의 끼부림, 화려한 색조 등을 과감하게 덜어냈을 뿐만 아니라, 

걸크러시, 복잡한 세계관 등이 판치던 컨셉과잉 가요계에 

오직 10대의 발랄함이란 컨셉에 집중해 판도를 바꾸었다. 

자극적인 것에 피로감을 느꼈던 대중은 순수함을 담은 뉴진스의 컨셉에 열광했다. 

지금은 순수가 필요한 시대다.


다행인지 내 얼굴은 어딜봐도 자극적이지 않다. 

입체감 없이 밋밋한 얼굴, 화장끼 덜어 낸 민낯, 

뿌리염색 조차 하지 않은 머리, 대충 묶은 머리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외형이다. 


그렇지만 뉴진스처럼 깨끗하고 ‘예쁜’ 이미지가 아니기에 

수수함에 더해 다른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예를들어 밖에서는 수수하고 밝은 느낌이지만 본모습은 집밖을 떠나지 않는 집순이라든지, 

정석으로 살아 온 것 같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성을 가진 인물이라는 인식 등을 대중에게 심는 것이다.


군중의 상상력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는 대놓고 보여지는 외적인 이미지를 활용하는 법이 가장 쉽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상상력을 품을 만한 사건을 제시하는 방법도 있다.


외모는 친근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배우, 

툭 내뱉은 한마디가 묵직하게 위로를 주는 배우, 

라면 이 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려나


난 그냥 연기가 좋았을 뿐인데, 연기를 하기 위한 과정이 너무 멀고 복잡하다. 

작가의 이전글 에고의 덫, 나르시시즘의 만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