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RAG Chatbot 구축기 (5)

프로젝트 성공의 비밀

by 으뉴아빠


나는 어릴 적 영재는 아니었다. 다만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성실했고 '어떤 일이든 보통 이상'은 해낼 수 있는 재주가 있었다.


TV에 나오는 영재들처럼 절대음감을 갖거나, 뛰어난 신체 능력을 타고난 사람처럼 눈에 띄는 재능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새롭게 무언가를 배우거나 기존 지식을 응용할 때,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 최적의 루트를 찾는 데 능숙했다.


이것은 마치 거친 바다를 항해하며 나아가는 선장이 각기 다른 별자리를 이어 최적의 길을 그려내는 것과 같았다.


두드러진 '한 방'이 없는 것을 두고 누군가는 ‘저주받은 능력’이라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이것이 ‘축복의 능력’이라고 믿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가진 분야에서 최고가 되지 못함으로 인해 그 트라우마로 성장이 멈추고 삶을 비관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이를 보며 단 하나의 탁월함을 추구하다 좌절하는 것보다, 여러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 더 풍요롭고 지속 가능하며, 각 개인이 가진 다양한 가능성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마음으로 나는 어린 시절부터 주어진 환경 가운데 최고로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최적의 상황을 만드는 것에 취미가 있었고,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주어진 환경을 통합하여 최고의 아웃풋을 내야 하는 프로젝트 같은 것에 특화된 성격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프로젝트 성공의 비결을 알게 되는 순간 실패 확률은 최소화하고 성공 확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비결을 아는 것이 프로젝트 오너로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고 믿는다. 또한 이를 통해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환경으로 인하여 실패하는 프로젝트도 어느 정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성공하는 프로젝트는 더더욱 그 가치를 빛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단 하나의 특별함’보다는 여러 요소가 모여 빛을 발할 때 비로소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나는 일찍이 깨달았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가 단순히 특정 분야의 천재성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진정한 역량은 다양한 환경을 통합하고 조율하여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다.


나는 이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 진정한 성공은 특별함이 아닌, 다채로운 조합을 통한 시너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성공의 비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나는 아래의 네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1. 경영층의 스폰서십

2. 개인의 역량

3. 목표에 대한 이해를 일치시키는 능력

4. 적절한 인력 배치와 우선순위에 따른 빠른 전환


1. 경영층의 스폰서십

아이러니하게도, “개인의 능력”이나 “팀원의 뛰어남”보다 더 중요한 건 경영층의 신뢰와 지지다.


이는 매우 얻기 힘든 재료이며 심지어 운의 요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경영층의 스폰서십이 있어야만 팀원 간 합의를 빠르게 모으고, 적절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경영층은 프로젝트 성패에 따라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보수적이고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필요한 건 단순한 기술 지식이나 화려한 회사 소개 자료가 아니다. 경험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음 두 가지였다.


프로젝트가 어떻게 확장되고 향후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프로토타입 수준의 프로그램 시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열 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제품을 보여주는 게 훨씬 강력하다. 특히 ChatGPT나 RAG 같은 GenAI 프로젝트의 경우, 사람들에게 친숙한 시나리오로 기술의 가능성을 직접 증명하는 시연이 필수다.


나 역시 이런 이유로 경영층의 스폰서십을 받기 위해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항상 전체 아키텍처를 구상하고, 샌드박스 환경에서 이를 전체적으로 활용한 자동화된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최소한의 기능을 개발해 경영층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스폰서십을 얻고 나면, 그때부터는 진행이 훨씬 수월해진다. 말 그대로, 뽑기 게임을 할 때 “처음부터 레전더리 캐릭터를 뽑아야 앞으로의 게임이 쉬워진다”는 것과 같다.


경영층의 지지가 없다면, 기획 단계부터 막히거나 의사결정이 지연돼 프로젝트가 방향을 잃기 쉽다.


2. 개인의 역량


다음으로 필요한 건 프로젝트 오너 개인의 역량이다. 경영층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개인의 실력은 필수다. 수많은 보고와 발표를 받아온 경영자들의 마음을 단시간에 사로잡으려면 “한 번에 꽂히는” 설득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말재주가 좋은 걸 뜻하지 않는다.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올바른 해석

운영 편의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

빠른 시연이 가능한 프로토타이핑 능력

짧은 시간 안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문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이 모든 것이 종합된 역량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적 숙련도를 넘어서, 기술과 사람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뛰어난 기술이더라도 이를 다른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공유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3. 목표에 대한 이해 일치




아무리 뛰어난 팀원이 있어도, 프로젝트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목표에 대한 인식이 팀원들마다 다르다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예를 들어, 만화에서 루피 혼자 아무리 강력해도, 해적왕이 되기 위해선 동료들이 필요하지 않은가?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모든 구성원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해관계자별로 맞춤형 문서를 만든다. 경영층에겐 비전과 투자 가치를, IT 담당자에겐 기술 스택과 구조를, 비즈 담당자에겐 해당 기술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될 실제 가치를, 외주 업체엔 협업 프로세스와 나아갈 방향 및 일정을 각각 전달한다.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표현으로 접근해야, 목표에 대한 이해를 일치시킬 수 있다.



4. 적절한 인력 배치와 빠른 전환


앞선 단계를 통해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고 경영층의 신뢰를 얻었다면, 이제 중요한 건 각 팀원이 자신의 역할에 잘 맞는 위치에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왜 이 역할에 이 사람이 필요할까?

현재 업무를 누가 맡아야 가장 효과적일까?

만약 기존 담당자가 역량은 뛰어나지만 집중력이 분산된다면, 추가 인력을 붙여야 하지 않을까?



‘적절한 배치’란 단순히 역할 분담을 넘어서, 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연성과 존중이 핵심이다. 사람마다 강점이 다르고,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상황 변화에 맞춰 배치를 재조정하는 일과 함께, 우선순위를 빠르게 조정하는 능력도 필수적이다.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요소다. 초기 계획이 완벽할 수는 없으며, 새로운 정보와 상황 변화에 따라 즉각적인 우선순위 변경이 필요하다. 이처럼 탄력적으로 대응할 때, 프로젝트는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다.


마무리하며


확신이란 처음부터 단단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의심과 불안 속에서도 남아 있는 보석 같은 것이다.


나는 주어진 환경을 통합하고, 가장 효율적인 루트를 고민하며 성장해 왔다. 이는 마치 끝없는 미로 속에서도 출구를 찾아가는 과정과 같다. 방향을 잃을 때도 있었고, 돌아가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나만의 길을 찾아냈다.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지 기술적 성취나 결과물의 품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영층의 스폰서십, 개인의 역량, 목표에 대한 이해의 일치, 그리고 적절한 인력 배치와 빠른 전환은 각각 독립적인 요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긴밀히 연결된 톱니바퀴와도 같다. 한쪽이 멈추거나 어긋난다면 전체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네 가지 요소는 단순히 나열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매 순간 균형을 찾아야 하는 동적인 조화다. 이러한 조화 속에서 나는 프로젝트를 넘어선 삶의 교훈을 얻었다. 결국, 진정한 성공은 단 하나의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조율하고 적응하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빛나는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이 확신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나의 경험과 노력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각자의 조화로운 톱니바퀴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되길 바란다. 이 모든 과정은 개인의 성장을 위한 것이면서도, 보다 나은 조직 나아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 믿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RAG Chatbot 구축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