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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영주 Aug 20. 2021

떠날 준비 중

인생 2막 START

   떠날 준비 중이다. 이번 주엔 백신 1차 맞기 +  충치 치료하기 + 집 정리하기 + 당근 마켓에 가구 올리기 를 끝냈다. 저번 주엔 다니던 직장에 떠난다고 이야기를 하고 회사에서 짐을 챙겨 나왔다. 차차 하나씩 하던 일을 정리 중이다. 


 이렇게 갑자기 떠나는 이유는 '때'가 되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머무는 것도, 떠나는 것도, 사실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섭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부어지는 직감과도 같은 느낌에 순종하며 살았는데, 이번에 딱 그런 느낌이 왔고 바로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느낌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훌쩍 떠날 수 있는 날이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된다면 이런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이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을 떠나 어디로 가서 뭘 할지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 일단 유학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유학을 가면 또 어딘가에 묶이게 되는데 그러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요즘은  온라인으로 수업이 거의 다 이뤄지기에 굳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온라인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일단 가볍게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 보려 한다. 한 2년 정도. 일도 너무 열심히 하지 않고, 모아둔 돈을 쓰기로 했다. 2년 정도 내 맘대로 자유롭게 살아보려 한다. 


 내가 나로서 쉬는 숨의 느낌이 있는데, 그 숨이 쉬고 싶다. 편안하고 아늑한, 온전한 숨. 가짜 말고 진짜를 살아보고 싶다. 자유롭게 춤을 추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춤을 추러 떠난다. 


 순례길도 걷고 싶고, 미국에 가서 일도 해 보고 싶고, 아프리카 봉사도 가고 싶고, 전 세계 교회마다 돌아다니며 찬양을 부르고 싶다. 여행 유튜브도 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 다 해보고 싶다. 인생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이 세상을 충분히 누리고, 담고 싶다. 또 사랑이 하고 싶다. 세상을, 사람들을, 온 우주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의 주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싶다!


 떠나기로 결심하고 한 이틀은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내 마음이 잠잠해졌다. 그리고 행복한 감정과 함께 어떠한 확신이 들었다. 멋진 삶이 될 거라는 것, 예비된 선물이 가득할 거라는 것. 기대와 호기심이 크다. 과연 나는 어디에서 뭘 하며 존재하게 될 것인가?


  나는 지금 떠날 준비 중이다. 우연에 맡긴 섹시한 삶 START!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 시니라
잠언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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