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타입의 얼굴을 좋아하세요

일본의 대표적 조미료는 소금(塩), 간장(醬油), 된장(みそ)입니다. 이건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인스탄트 라면을 처음 만든 닛신라면(日清ラーメン)의 대표적인 맛 또한 소금, 간장, 된장 맛으로 요즘은 된장 맛 대신에 돈코츠(돼지 뼈) 맛으로 바뀌고 있는 듯합니다.

일본에서는 잘생긴 남자들을 ‘이케맨(イケメン)’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이케맨의 얼굴을 소금(塩) 얼굴, 간장(醬油) 얼굴, 소스 얼굴 등 조미료에 빗대어 분류하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일본인들 참 분류 좋아하죠? 어쨌든 ‘된장’ 대신 ‘소소’가 들어간 거죠. 이 중에서 여성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얼굴 순위는 소금 얼굴로, 그다음이 간장 얼굴, 소스 얼굴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된장녀’라는 말이 비하적인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아무래도 ‘된장 맛’이라는 게 그리 호감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된장녀’라는 게 있으면 ‘된장남’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데,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된장을 이리 대접하더니 된장에 입이 있다면 ‘젠장’ 소리가 나올 법하네요.

소금 얼굴, 간장 얼굴, 소스 얼굴 외에도 최근에는 케첩 얼굴, 마요네즈 얼굴, 설탕 얼굴, 식초 얼굴까지 더해져 조미료 맛에 비유한 7가지 얼굴형이 완성됩니다.

자, 그럼 일본 여성들이 선호하는 소금 얼굴이란 어떤 타입일까요? 소금형 얼굴은 높은 코에 가는 입술, 청량감 있는 하얀 피부, 웃을 때 눈꼬리에 살짝 주름이 잡히지만, 남성미를 잃지 않는 정도의 중성적 매력을 지닌 얼굴을 말합니다. 일본 배우로는 다카하시 잇세이(高橋一生)씨(이하 편의상 존칭을 생략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배우는 제가 좋아하는 조인성? 뭐 그런 타입인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간장(醬油) 얼굴은 오뚝한 코에 서글서글하고 쌍꺼풀 있는 눈매, 가는 입술에 부드러운 윤곽선의 작은 얼굴로 수염이 별로 어울리지 않는 얼굴입니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전형적인 미남 얼굴을 말합니다. 이런 얼굴은 얼굴에 희로애락의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느끼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성 특유의 강인함이 없어 간장 얼굴 남성을 선호하지 않는 여성도 적지 않은데 대표적 간장 얼굴로는 가수 겸 배우 기무라 타쿠야, ‘그렇게 아버지가 되었다.’로 유명한 후쿠야마 마사오 등이 있는데 한국 배우로는 이동욱이 해당할 것 같습니다.

그럼 소스 얼굴은 무엇일까요? 단정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간장 얼굴에 비해 조미료 중에서도 진하고 강한 맛을 지닌 소스 얼굴은 상상하신 대로 눈썹이 진하고 광대뼈나 턱의 라인이 뚜렷하고 탄탄한 골격을 갖고 있어 이국적인 풍모를 풍기는 외모를 말합니다. 쌍꺼풀 눈에 움푹 팬 눈매 등 어딘가 남자다움이 느껴지는 개성이 강한 얼굴로 굴하고, 야성미에 성적 매력까지 두루 갖춘 소스 얼굴은 화려한 인상을 주는데 미남이나 미녀가 많은 얼굴의 계통입니다. 일본 연예인으로는 다케노우치 유타카 (竹野内豊), 아베히로시(阿部寛), 한국 배우는 신승우나 이필립 등이 소스 얼굴일 겁니다.

그 외에 케첩 얼굴이란 소스 얼굴만큼은 강렬하지 않고 간장 얼굴보다 진한 얼굴을 말합니다. 소스 얼굴에 일본인다움이 더해진 얼굴로 반듯한 눈 코 입에 서글서글한 느낌을 주는 얼굴을 말합니다.

설탕 얼굴(砂糖顔)은 눈이 크고 동그랗고 하얀 얼굴에 소년 미를 풍기는 얼굴로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귀여운 분위기의 얼굴입니다. 배우 코이케 텟페이(小池徹平)나 박보검 같은 얼굴을 말하는 걸 겁니다.

식초 얼굴(酢顔)은 소금 얼굴보다 한층 더 담백한 얼굴을 말합니다. 하얀 피부에 눈은 가늘고 신비로운 마성의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얼굴입니다. 요코하마 류세이(横浜流星)가 식초 얼굴로 가장 많은 투표를 받았는데, 야리야리하면서도 강인한 느낌이 나는 아이돌 대부분이 이런 얼굴일 겁니다.

마요네즈 얼굴(マヨネーズ顔)이란 소년다움과 어른의 성적 매력이 섞인 얼굴을 말합니다. 달걀과 식초와 기름을 섞어 부드러우면서 적절한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마요네즈 같은 얼굴입니다. 그러니까 귀여운 소년 같은 눈매에 어른 남성의 분위기가 조금 섞인 얼굴을 상상하면 되지 않을까요. 달콤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부드럽지만은 않은 조금 신 맛의 느낌이 나는 그런 얼굴을 마요네즈 얼굴이라고 하는데 전형적인 예쁘장한 아이돌 상을 말하는 거 같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남성의 유형은 어떤 얼굴입니까? 지금 유행하는 간장 얼굴이나 소금 얼굴이지만 앞으로는 케첩 얼굴이나 마요네즈 얼굴이 유행할지도 모르죠. 각종 조미료 맛으로 이케맨의 얼굴을 분류하고 있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동물의 얼굴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재미 삼아 하는 거니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타입을 조미료의 맛, 동물 말고도 좋아하는 음악으로 캐릭터로 음식으로 분류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요즘은 남자얼굴만이 아니라 여성의 얼굴도 이런 식으로 분류한다고 하는데 일본인들은 특히 뭐가 분류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