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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유경 Feb 14. 2023

만주, 만두, 교자 같아? 달라?

지하철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슈크림이 들어있는 호두과자 같은 것을 ○○만주(饅頭)라고 파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만주는 일본어로 만두를 뜻합니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만두(饅頭)라는 한자를 그대로 사용하죠.



그런데 우리가 즐겨 먹는 '고기와 채소 등을 밀가루 피에 싸서 익힌' 만두와는 전혀 다르지요? 물론 일본에서도 찐만두, 군만두, 물만두, 왕만두 다 있습니다. 그럼 그 만두들은 뭐라고 할까요. 그리고 왜 일본의 만두에는 고기가 아닌 콩류, 밤, 크림 등이 들어있을까요.



만두의 발상지는 중국으로 중국어로는 만터우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만두'와 달리 중국의 ‘만터우’는 속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밀가루빵입니다. 그렇다고 만터우가 모두 꽃빵처럼 아무것도 안 들어간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옛날부터 상해에서는 만터우에 고기 속을 넣어 먹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만두는 중국에서 쟈오쯔(餃子/饺子), 즉 교자라고 합니다. 요즘은 만두 상표에서 교자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만두와 정확하게 구별되고 있다는 인상은 받기 어렵습니다. 사실, 교자만두라는 상표도 있지만 만두, 만두라는 뜻이니까 좀 이상하긴 하네요.


餃子


한국에 만두가 유입된 것은 12세기 말로 '고려사 효자 열전'에 "거란에서 귀화하여 명종 때 벼슬까지 한 위초는 위독한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잘라 다른 재료와 섞어서 만두를 빚어 부친께 먹이니 병이 나았는데 명종이 이 소식을 듣고 효심이 지극하다며 상을 내렸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이 이야기에서 유추해 볼 때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만두 속을 고기로 만들어 먹은 것 같습니다.



일본에 만두가 전해진 것도 우리나라와 거의 같은 시기입니다. 무로마치시대, 중국의 선승이 만두를 전해줬는데 고기를 먹을 수 없었던 스님은 만두 속에 콩이나 밤, 고구마 등을 넣어 달콤한 일본만의 만주를 탄생시켰습니다. 처음부터 만주에 뭔가를 넣어 먹었다는 것으로 보아 일본에도 밀가루빵과 같은 만두가 전해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달콤한 만주는 매우 고가였던 터라 일반인들은 구경도 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만주는 지배층들이 녹차를 마실 때, 간식으로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발달했습니다. 특히 여럿이 모여 차를 마시고 담화를 나누는 다회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만주도 함께 나왔는데, 다회를 주최하는 호스트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모양의 만주를 대접했습니다.



동그랗거나 네모난 모양만이 아니라 단풍 모양, 별 모양, 병아리 모양, 새 모양 등 다양한 모양과 색, 맛으로 오랫동안 일본인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만주가 대표적 일본의 전통 과자, 화과자와 더불어 한국에 들어와 한국인의 사랑을 담뿍 받는 거죠.



그럼 우리가 먹는 만두는 뭐라고 할까요. 중국과 마찬가지로 교자라고 합니다. 교자는 우리가 먹는 왕만두나 길쭉한 만두를 동그랗게 말아서 만든 만두가 아닌 송편처럼 길쭉한 만두를 교자라고 합니다.


희메지에서 팡는 계란 만쥬



그런데 이 만두에 일본에서 먹기 시작한 것은 패전 이후입니다. 중국에 파병되었던 일본 군인이 중국에서 먹던 만두가 먹고 싶어서 고향에 돌아와 중국식 만두를 만든 것이 교자라고 불리는 만두의 시작이라 하니 뜻밖에 역사가 짧네요. 그런데 이 교자는 일본음식점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중국집, 라면집에서만 판매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만두를 찌거나 기름에 굽거나 튀겨먹지만, 일본에서는 야키교자(焼き餃子), 즉 군만두로 해서 먹습니다.물론 물에 찌는 만두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저렴한 중국집에서즌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왕만두라고 부르는 것은 뭐라고 할까요. 관동지역(동경 주변의 지역)과 관서 지역(오사카, 나라, 코베 등의 지역)이 각기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관동지역은 니쿠만(肉まん)이라고 하고 관서지역은 부타만(豚まん)이라고 합니다. 특히 오사카에는 551이라는 만두집이 유명한테 만두만이 아니라 다양한 중국요리를 판매합니다. 오사카의  대충 큰 백화점, 상점가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가게이니 가보면 좋을 듯. 그러니까 관동지역은 고기만두라고 하고 관서지역은 돼지고기 만두라고 불렀다는 겁니다.



豚まん



肉まん


즉 관서지방은 고기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말하고 관서지역에서는 고기는 소고기를 의미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디까지나 정설은 아닙니다.



일본은 근대이전까지는 불교국가로 4발로 걷는 고기는 공식적으로 먹지 않았습니다. 그말인즉 조류는 먹어도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닭고기나 오리고기 등의 요리가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한국에서 유명한 일본의 대표요리, 돈카츠, 스키야키, 돈부리 등은 1900년 이전에는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1870년경의 일본인들의 남성신장이 150을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체를 발육시키기 위해 그 유명한 후쿠자와 유키치가 솔선하여 고기먹기 운동을 하였다고 하는데 지금의 일본을 보면 휴쿠자와는 기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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