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멋쟁이

돌아와 줘 멋쟁이!

by 조용해

그렇게 멋내는걸 좋아하고 목욕하는걸 좋아하던 사람이 어느날인가 부터 씻지를 않았다. 침실엔 늘 커튼을 젖히지 않은채로 침대에 슐라임처럼 늘어붙어 있었고 방에는 잠이 안온다하고 낮에는 일어나질 못했다. 늘 졸음에 빠진 사람처럼 또렷하질 않았고 가끔씩 거실에 나와 우둑커니 앉아 있다가는 피곤하다며 들어가 또 누웠다. 방전된 자동차처럼 무기력했다.


원래 피우던 담배의 곱절을 피우고 밥을 먹지 않기 시작했고 대신 술을 마시는 횟수가 잦았다. 노을을 보고 말없이 울었고 뭔가를 끊임없이 원망했다.

답이 없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그것에 대답하다보면 이야기는 어느새 처음했던 얘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미치게하라는 미션을 받은 사람처럼 주위사람을 이유없이 비난했다. 어디가 아픈지 검사를 해도 원인이 없었다. 가슴이 불에 데인것 같다고해서 심전도를 찍고 심장을 검사해도 별 이상이 없었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고해서 뇌파검사를 해도 원인이없었다. 그렇게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채로 혼자 아팠다.


그러다가는 며칠 반짝 보통사람으로 돌아왔다. 집안 곳곳을 유리알 처럼 닦아 놓고 머리하러 미용실도 가고 손톱하러 네일샵에도 갔다. 쇼핑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했고 돈을 계산하지 않고 써댔다. 그러고는 갑자기 보험을 왕창들기도 했다.


날씨가 조금만 달라져도 곧 침전모드로 다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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