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Ctrl + C, Ctrl +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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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해

나의 상처를 내 가까이에 갚으며 살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그 상처는 나만 겪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망했으니까

그런데 관성에 의해 그것은 자꾸 진행되려 하고 그것을 막으려는 나의 노력은 자주 수포로 돌아간다.


이성의 끈을 잠시만 놔도 상처가 나를 조종해 나를 삼킨다.

그렇게 상처 받아놓고 그것으로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놓고도

그것을 내 주위에 뿌리는 나는 바보가 틀림없다.


그런 날은 딱 죽고 싶다. 나를 죽이고 싶다. 미안하다고? 사과해서 될 일이 아니지...

그걸 알면서 또 이럴 수밖에 없는 내가 저주스럽다.

살아서 이걸 끝내는 길은 정녕 없는 걸까?


경제학 용어 중에 Flecken effect(얼룩 효과)라는 것이 있다. 옷에 잉크가 튀었다고 치자. 애초 그 옷의 얼굴은 단지 물방울 정도의 소량의 자국만을 남겼었다. 그러나 그것을 지우기 위해 그 얼룩을 지우려고 옷을 만지고 비비는 순간 얼룩은 더 점점 번져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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