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성 따위는 짓지 않는 게 좋겠어.

by 조용해

진실하지 않는 사람과 가족이 되어 산다는 건

바닷가에 모래성을 짓는 것과 같다.


그 옆에 나는,

모래 아이로 만들어져 있는 것과 같다.


모래성은 어찌어찌 쌓을 수 있었는데 황금빛으로

파도 한 번으로 씻겨 내려간다. 바람한번으로 무너져 내린다.


나도 겉은 번지르르한 황금빛 어른이 되었지만

작은 바람에도 내 살이 흩날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모래 아이는 생각한다.

저 자리에 예전엔 크고 멋진 성이 있었노라고


이제는 모래 한 톨로 남은 아이는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어디든 흩날릴 마음으로 살게 된다.


모래성을 알아버린 아이는

다시는 모래성 따위는 쌓지 않는다.


그것의 덧없음을 이미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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