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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같은 시

by 김준한

위 같은 시/김준한


머리처럼 계산적인 사람들 때문에 바보 같은 가슴이 스스로를 치며 통곡한다

간은 깨이지 못한 무지로 여럿 아프게 했고 심장은 쉬지 않는 열정 때문에 고달프다


때 되면 울부짖고 보채는 위는 조금씩 나를 기망하는 시계보다 정확하여 한 번도 나를 속인 적이 없구나


나의 시여

사람들은 시를 쓰며 자신을 추켜세웠지만 나는 너를 잡고 하염없이 무너졌다

사람들은 돈이 안된다고 너를 버렸지만 나는 하루치 밥벌이를 버리며 너를 붙잡았다


삶이 힘들다고 너를 외면하지 않았던 나, 가장 밑바닥에서 네가 더욱더 절실했다

나는 세상의 관습을 무시하고 질서대로 살지 못해 사람들 앞에 부끄러움 많지만 네 앞에서는 당당하다

설령 그것이 어리석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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