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에서

by 김준한

고물상에서 /김준한


호흡한다는 것

가파른 길을 오를수록 깊이 삼킨 산소가 내밀한 곳을 벌겋게 부수었다

내일에 대한 기대는 정오의 태양 아래 순식간에 달궈졌고 절망은 한겨울 외진 길가의 냉기를 세운 가로등처럼 고개를 숙였다

박히지 못한 못처럼 바닥을 뒹굴던 나날

마모되어 뭉툭해진 부분보다

슬픔과 함께 젖어든 산소 때문에 녹슨 곳이 더 많았다는 걸


마지막 심판을 위해 계량대에 오른 저 버림받은 고철

다시 고열의 밤을 빌어 재생될 수 있는,

녹슨 청춘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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