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by 김준한

나이테/김준한


바람처럼 스친 농담에도 줄기가 꺾일 듯 토라지던 네가 어느 날부터 날 선 톱날 앞에도 꿈쩍 하지 않았다


흘린 눈물은 제 뿌리를 적셔 더욱 짙은 녹음을 향한 영양분이었을 뿐

수많은 하루에 덧씌워져 보이지 않는 건

옹이처럼 딱딱해진 상처뿐이었을까


번쩍이던 시련이 네 심중을 때렸을 때 가슴속 새긴 침묵의 무늬가 더욱 선명해졌다

일정하지 않은 원주율

들쭉날쭉했던 방황이 둘레를 넓혔다


세월이 흐른다고 나이를 먹는 게 아니었다

뜨거웠던 시절인연이 끝난 후 차가운 겨울의 한복판에 서서 새긴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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