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김준한
장마 때문에 부실한 건물들이 울어 재꼈다
이별의 연속이었던 나도 그랬다
나는 완성되지 않은 뼈대였으므로
연약한 지반에 굵지 않은 철근 세운 중심
세상은 길 잃은 슬픔에 젖을까 부담스러워했다
휘청이던 삶에 세월의 밀도를 채워
슬픔의 방향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을까
누군가 돌을 던져도 옅은 강처럼 첨벙 튀어 올리지 않고 깊이 삼킬 수 있을까
단단한 사람은 눈물이 없는 게 아니다
구멍 메꿔 오늘도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