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을 패며/김준한
하룻밤의 따스함을 위해
나무를 건드리기로 했다
생이 동강 난 것들,
사전 모의한 톱날이 허리를 파고들 때에도 반항 없이
잎 새를 부르르 떨던 것들,
자유를 위해 떠나던 새들의 발을 놓아주며
바람이 짊어지고 온 허공의 말을 곱씹었을,
짱! 짱!
도끼의 무력 앞에 하염없이 무너진다
도끼도 이미 배웠다
햇살을 가득 먹었던 것부터 경쾌하게,
슬픔 마른 것,
상처를 감추지 못해 옹이로 드러낸 것 수순이란 것을
짱!
신난 도끼가 허공 위에서 춤을 춘다
허공을 가르며 내려 찍는 도끼
누가 저리 신난 광기를 멈출 수 있을까
손바닥에 침을 뱉으며 마지막
젖은 것을 노려보는 도끼
퍽!
이번엔 짱이 아니었다
물을 잔뜩 먹은 것들
그해 여름도 말리지 못한 슬픔
세월의 나이테 마디, 잊히지 않는 기억들이 응집하여 견고해진 나무의 속살
자루 끝 얼얼한 도끼가 멈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