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수였다

by 김준한

나는 하수였다/김준한


선수를 잡은 흑은 언제나 완생이었다


후수인 백돌은 수습하며 뒤 따르기 바빴지 집 부족한 가난은 사활이 두려운 미생마 내일은 오늘 보다 나을까 사 선 오 선 위를 꿈꾸며 중지에 힘 실어 놓았던 계획 초 읽기 속에 발걸음 떼지 못한 나날 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삼 선 아래 꽉 눌린 행마 속에서 천 원을 바라본 죄가 그토록 응징받아야 할 실착이었나

끝내 귀퉁이로 내몰려 사석통에 버려진 꿈

어디서부터 우리의 수순은 어긋난 걸까

돌과 돌 사이를 끊으며 서로를 돌아선 인연

한번 배운 정석은 잊어버리라한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건 홀로 설 수 있는 용기가 없기 때문이지 다들 손따라 두는 거야 타인의 삶을 흉내 내는 거지 기다려도 오지 않는 내일이나 기회를 놓친 후회나 물릴 수 없는 건 매한가지 과욕은 스스로를 옥죄는 자충수 어차피 너 한수 나 한수 너 하루 나 하루


드디어 인내의 시간 두터움을 쌓은 백이 실리를 탐하다 엷어진 흑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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