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김준한
바람이 밟고 오르는 허공 위의 계단
너는 발자국을 등에 얹은 채
같은 자리를 맴돈다
너의 살은 조금씩 떨리고
너의 시간은 얇게 벗겨진다
기댈 곳 없는 세월 떠돌다
날 뾰족이 돋아난 바람의 슬픔도
네게 닳아 뭉툭해진다
나는 네가 있어 이 적막한 하늘을 지울 수 있고
너는 멈추지 않는 법을 배운다
너에게 기댄 바람은 이제
더 높은 허공으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