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려고 작정한 주말 평일에 못 자던 잠을 몰아서 자네 내일이 두렵지 않으면 오늘이 즐거운 걸까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데 쉽지 않다 시간 위를 혼자 비틀비틀 걷는다 돌아온 길은 보이지 않고 나아가야 할 곳도 안개가 가득해 바람도 축축한 것이 아, 비가 온댔지 장마라도 대차게 쏟아졌으면 좋겠다 해 뜨는 걸 보고 잠들어서 점심께 일어나 오래간만에 만나는 얼굴과 함께 피자를 먹으러 가야지 비를 몰고 왔구나 젖은 영수증처럼 빈틈 많은 몸은 삐끗 그래도 밤에는 멀리서 온 친구들과 잔을 부딪혀야지 절뚝거리며 돌아와야지 잠들기 싫은데, 보내기 싫은데 덜 잔만큼 일찍 찾아오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