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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11' [.]조우

by DHeath


안녕 너희 제법 호기심 가득한 눈 넷을 가진
오늘은 둘이 되었네 기다리는 게 덜 고달팠니
커다란 내가 지나가기엔 계단은 좁고 차가워서 작은 너희들이 불편할까 봐 사라질까 봐
어느 발을 먼저 떼야할지 조금 생각해 봤어
제법 너흰 바다에 있는 녀석들과 달리 귀엽게 생겼네
바다가 한숨 쉬는 소리를 듣지 못했을 테니까
부디 동심을 잃지 말길 바라
오늘은 어떤 하루였니 바깥은 봄으로 가득해서
눈물 나게 날씨가 좋다고 몇 번을 되뇌었는지 몰라
훌쩍 어디로 떠날 순 없을까
올해는 동백이 조금 늦게 핀다던데 조금 늦게 떠나야 할까

아무리 조심히 지나가려 해도 길을 비키게 만들어서 미안하지만
자주 만나
자주 인사하자
두렵지 않은 존재가 되어볼게
잘 먹고, 잘 자고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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