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15' [.]기억

변하는 맛

by DHeath


갱시기라고 멸치 육수에 라면, 국수, 밥, 김치 넣고 푹 끓인 음식을 우리 집에선 김치밥국이라고 불렀어. 국수 전분 때문에 진득한 죽 같아서 아무리 불어 먹어도 입을 잘 데이곤 했지. 아버지가 찾으셔서 주말에 왕왕 먹곤 했는데 그땐 그게 참 싫었거든? 그런데 아버지 어릴 적 집이 잘 못 살 때 배불리 먹으려고 만든 음식이란 걸 알게 된 이후부터인가 한 번씩 생각나더라. 어려울 땐 싫었던 것들이 살만해졌으니까 생각나셨던 걸까. 나도 가장 슬펐던 가을을 기다리곤 하니까. 여전히 진득한 건 싫어서 밥하고 국수는 빼고 비슷한 맛을 생각하면서 먹었어. 맛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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