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여정
_설국
식당에 들어가면 괜히 사람들이 몰려 들어오는 느낌 아시나요. 마수걸이에는 적합한 손님이라고 으스대기도 했거든요. 그날은 이상하게 아이들이 많았어요. 등 뒤에서 시트를 차는 아이, 무얼 달라고 악을 쓰는 아이, 놀이 삼아 화장실을 다니는 아이까지. 아아, 눈 내리는 곳엔 산타가 살던가요.
비행기 안에서 지진을 맞아본 적 있나요. 난센스해 보이는 말이지만 실제로 겪었어요. 설국의 인사는 내리는 것이 아니라 흔드는 것. 진원은 어디인지 몰라요. 마음인지, 땅속 깊은 곳인지. 설렘인지, 두려움인지. 무엇이든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게 좋은데. 앞선 비행기는 왜 우리 주기장에 멈춰버렸을까요.
여행 계획은 충분히 열어둔 채 도착했는데, 그것만으론 턱없이 부족한 이곳의 규칙. OUT OF SERVICE. 안내 문구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 말고 이곳에서 머무를 마지막 날 계획을 떠올렸습니다. 미래도시 같은 지하 도로를 지나 양고기를 먹고, 산타 없는 산타 마켓을 , 선물 대신 술잔을 들고 있는 니카상을 봤습니다. 여기 눈은 펑펑 내리는 것 같아 보여도 맞으면 아파요.
하루 만에 눈을 다 본 것 같았습니다. 마음대로 안 돼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설국. 추워도 아이스크림 하나 사 들고, 삿포로 맥주를 마셔요. 이해 못 해도 TV 방송도 틀어놓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