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치킨, 돼지
1년의 대부분을 밤낮없이 일하던 녀석이 못다 쓴 연차를 쓰고 나를 찾아왔다. 여전히 몸도 마음도 푸짐한 그를 보는 일은 늘 어색하지 않다. 서울하곤 달리 공기에 바다 냄새가 난다던 그. 옛날 통닭집을 들어가 한참을 고민했다. 매사에 진심인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내 꿈의 실체를 드러내게 되었고, 바삭바삭한 닭 껍질처럼 제법 윤곽을 드러나기도 했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 건물 사이로 오리온자리가 뚜렷하게 보였다. 술기운 때문인지, 정말 와닿아서인지 그날 밤은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