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도 이상한

by 민해준

음식을 먹고 담백하다고 한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싱겁지도 않은 그런 맛을 담백하다고 한다. 난 어느 순간부터 담백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감정 변화 폭이 적은 사람. 하지만 담백하다는 표현을 사람에게 쓰면 애매모호 해진다. 자칫 잘못하면 열정적이지 않고 그저 그런대로 흘러가는 사람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난 여전히 담백한 사람이란 게 뭔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모습을 되려 원하게 돼있다. 난 담백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담백한 사람을 꿈꾼다. 차분히 자신의 의견을 밝히며 자신의 할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안과 밖이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담백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나는 더더욱 담백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


가끔 내가 무슨 이미지일까 생각을 해보면 이상한 것 같다. 어쩔 때는 어색해하고 어쩔 때는 텐션이 올라가고 그러다 한 순간에 우울해지고 한순간에 불타고 시들어버리는 사람이다. 분명 나의 전체적인 모습에서 담백한 이미지가 존재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 함량이 너무나도 작기에 나조차도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랑도 담백하게 하고 싶다. 한 순간에 불타고 꺼지는, 한 계절의 활짝 피고 다른 계절에 시들어버리는 꽃같이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기 싫다. 그저 대화가 재밌는 사람을 만나 그 속에서 흐르는 침묵을 즐기고 싶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담백해지기 위해서는 관계 속에 존중, 한순간에 피어나는 사랑보다 더욱더 큰 사랑이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결국 나는 담백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내 감정에 대해서 만큼은 담백함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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