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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쟁이 전대진 May 14. 2021

배우는 자세를 보면 성패가 보인다.

잘못된 자기 확신을 버려라.





1_


<골목식당>이란 프로그램에서 A음식점 사장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분을 샀다. 백종원 대표가 제공한 솔루션은 하나도 실행하지 않고, 자꾸 비법을 알려달라고 '비법 타령'을 하더라. 백대표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다 알려줬는데 본인이 안 했지 않느냐, 지난 번에 우리 다 같이 원가 계산 해보지 않았느냐."고 말하니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하나를 얘기하면 그에 대한 핑계를 늘어놓는다. 백 대표는 한 숨 쉬며 말했다. "사장님은 말 끝마다 핑계야!"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뭘 핑계야, 그냥 말하는 거지 ㅎㅎ"



끝내는 음식의 가격까지 올리려고 하자 백대표는 한숨 쉬며 말했다.


“아니, 사장님.. 여기서 가격을 올린다는 건.. 그건 망하자는 소리지...”



세상에는 뭐든 쉽게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기본만 지켜도 중간은 가는데, 기본도 안하면서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요행을 바라고, 쉬운 길을 찾는다. 그런데 내가 인생을 오래 산 건 아니지만 뼈저리게 깨닫는 한 가지가 있다면 제대로 하는 게 제일 빨리 가는 길이고, 있는 거라도(주어진 거라도) 정말 제대로 해내는 게 제일 빨리 잘 되는 길이더라.



2_

이런 적이 있었다. 사업을 준비하시는 몇몇 분이 찾아왔다. 나에게 조언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런데 한 분이 '배우러 오신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자기 얘기를 늘어놓았다. 


알고보니 그분은 작년에 나에게 같은 문제로 전화를 했던 분이었다. 그 때도 무려 '1시간 30분'가량 통화를 했었다. 그 중에도 내가 얘기하는 시간보다 본인 얘기를 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어떤 문제를 이야기 했을 때, 그에 대한 적용할 것들을 제시하면 계속 해서 그분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내 스타일은 이거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보다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해야한다고 말을 해주면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그런건 모르겠고) 나는 이걸 하고 싶다."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 거예요? 도대체 왜 전화하신 거예요?'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나이가 많은 분에 대한 예의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에 시간이 걸릴 거라는 생각에 참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작년이나 별반 다를 게 없이 대화가 자꾸 겉돌았다. 그리고 뻔히 화면에 다 비치는데, 화면 공유를 꺼놓지도 않고 인터뷰 대상을 앞에 두고 걸려온 전화를 웃으면서 받는 모습이 보였다. 한 마디로 예의가 없었다.


각자의 질문 내용에 성실히 답변을 하다가도 그분 차례가 되면 표현은 못해도 한숨이 나왔다. 그분이 하는 질문 자체가 지금의 그에게는 시기상조였기 때문이다. 아직 시작도 않았고, 모임을 운영해서 성공시켜본 경험도 없으면서.. 그러한 모임을 운영하는 '운영자를 양성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게 자기 스타일이라는 거다. 그래서 참다 참다가 말을 했다.


"그건 일단 본인이 성공하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직 시작도 안했고, 운영해서 성공시켜본 경험도 없으면서 그런 모임을 운영하는 운영자를 양성한다는 건 걸음마 시작한 아기가 올림픽 뛰겠다는 소리입니다. 본인 같으면, 본인 같은 사람(자기만의 성공/실패 경험 없이 말로만 떠드만 하는 사람)에게 배우겠습니까?"


나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연락해놓고, 내가 해결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자꾸 '자기 신념과 고집'을 내세우며 나에게 설교 아닌 설교를 하시는 분이 많았다. (그것도 1시간이 넘게) 말을 끊을 틈도 주지 않고 말이다. 참 신기하게도 그분들 모두 하나같이 현재 본인의 수준에서 할 일을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그 분야의 '끝판왕' '전문가'로 인정받아야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말이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믿음'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큰 일을 해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여러 성장의 기회를 차단하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에게 자기 스타일이라는 건 없다. 그때는 걷느냐 못 걷느냐는 '생존의 문제'이다. 이제 수영을 시작한 사람에게 자기 스타일이라는 건 없다. 그때는 일단 물에 뜨느냐 못 뜨느냐가 '생존의 문제'이다.


잘못된 자기 확신을 버려야 한다. 배울 때는 겸손해야 한다. 자기가 다른 분야에서 얼마나 오랜 경력과 연륜이 있다고 할지라도 본인이 전혀 모르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려고 왔으면 기존에 자기가 가진 명함을 내려놓고, 학생의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사람에게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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