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30

by HaJae

물 위에 윤슬은 은은하게 내 얼굴을

힐긋힐긋 바라본다.

무척이나 아름답지만

그 속의 깊이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 빛이 좋아서 들어갔다가

한 없는 심연으로 추락하듯 잠겼다.

심연 속에는 윤슬이 없었다.

희미하게 밧줄처럼 내려오는 빛 한줄기만

환상처럼 아니, 환각처럼

일렁였다. 어지러워.

모든 심연이 짓누르는 무게가

나를 서서히 안아주기 시작했다.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