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nu Remembers the Sea
메뉴판은 바다를 기억한다
The Menu Remembers the Sea
ㅡ 김태규
오늘도
국자 하나 벽을 휘젓는다
곰치는
손사레로 남고
망치도 낡은 메뉴판 속에서만 꿈틀거린다
양미리 잠깐 빛나 값이 되고
도루묵은 왔다 간 기록만 남긴다
삼식이도
이름 들은 지 오래다
대구는 아래로 물러났고
오징어는 숫자를 잃었다
명태는 국적을 바꿔 떠돈다
주방 냄비 하나
가끔 끓는다
요즘은 다 귀합니다
그 한 줄로
바다가 빠져나간다
손님들은
없는 것을 나눠 먹는다
국물 속에는 지나간 해류
건더기 대신 사정
그래도 메뉴판은
푸른빛을 내세운다
오늘도 우리는
잡히지 않는 것들을 끓인다
서로의 허기를 속이다가
생태야
언제 다시 오느냐
대답 없이
식탁만
조용히 식는다
[작가의 말]
엊그제 동해안 식당을 돌아 보다 알게 된 현실입니다. 이름은 남아 있으나 제때 건져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식탁은 점점 설명으로 채워지고 있고, 우리는 그 설명을 먹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여운은 특정 어종을 넘어, 되돌릴 수 없는 흐름 전체를 향한 질문으로 남기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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