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레

Choked Breath

by 김태규

사레

Choked Breath


ㅡ 김태규


국물 한 숟갈이

목구멍 앞에서

잠깐 길을 잃는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얼굴로

넘기려던 순간


목젖이 들고일어나

나를 밖으로 분류한다



"통과 불가"


식탁 위의 예의가

순식간에 어긋나고

단정히 앉아 있던 체면이

물컵 옆으로 비켜선다


잘 넘겨온 날들이

한꺼번에 돌아서

안쪽에서 방향을 바꾼다


억지로 삼킨 것들

가볍게 흘려보낸 시간들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마음들


"내부 충돌 발생"


그것들이

서로를 밀치며

질서를 거부한다



세상은

넘기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승인 불허"


몸은

끝내

삼키지 않는다



[작가의 말]


몸 안에서 벌어지는 반응을 판정의 언어로 옮겨 보았습니다.

통과와 불가, 충돌과 불허 같은 기준이 개입되자 익숙한 일상이 전혀 다른 구조로 드러납니다.

아무렇지 않게 넘겨 온 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되돌아오는지, 그 짧은 순간에 집중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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