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름답다/ 김 태 규
꽃
너를 보고
내가 꽃다워졌어.
그게
我름답다는
뜻이더라.
산
너를 보고
내가 산다워졌어.
그게
我름답다는
뜻이더라.
별
너를 보고
내가 별다워졌어.
그게
我름답다는
뜻이더라.
똥
너를 보고
내가 똥다워졌어.
그게
我름답다는
뜻이더라.
그게 다
너인 줄 알았는데
내 안에
다 있더라.
산사의 봄날/ 김 태 규
처마 끝 풍경이 흔들린다.
세상의 약도 멈추지 못한 통곡,
더 깊은 산사 쪽으로 성큼 옮기는
피멍 든 동백은
새울음에 젖어 떨어진다.
붉은 화엄매 북소리에 잠 깨고
억겁 인연에 매달린 꽃잎들,
날개 단 기억 따라 흐르는 길 보인다.
하루라도 젊은 오늘,
옷고름 풀어라, 치맛자락 날려라
봄볕이 웃고
흥겨운 춤사위 장단에
봄바람이 춤춘다,
산사 어느 어귀에 고단한 날 놓아볼까.
계절에 어긋난 마음/ 김 태 규
모두 피어나는데
봄이 오면
나는 시들었고
모두 웃고 있는데
나는 울컥했다.
나비 한 마리
그나마
멀리서 보았다.
햇살은 쏟아지는데
여름이 와도
나는 그늘에 서 있었고
사람들은 떠나는데
나는 자꾸 돌아보았다.
그래도 땀은 흘렀다.
낙엽이 곱다는데
가을이 오면
나는 괜히 밟게 되고
바람이 불면
어깨부터 작아졌다.
괜찮은 척
그게 제일 힘들었다.
눈이 내리는데
겨울이 와서
마음은 더 시렸고
아린 바람이
쓸고 또 쓸어도
그 사람
발자국은 없었다.
그런 날에도
창밖은 멀쩡했다.
두런거리는 추억 사이로
난 계절과
늘 엇갈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