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않기로

Choosing Not to Ask

by 김태규

묻지 않기로

Choosing Not to Ask


ㅡ 김태규


그는

알고 있었지만


묻지 않겠다고

마음을 정한 순간

되돌아갈 길은

이미 닫혀 있었다는 것을


비밀은

사실을 감춘 일이 아니라

두 사람이

계속 나란히 가도 되는지

살피는 시간이라는 것도


그는

진실을 청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머물던 자리를

빈 바람에 맡기지 않았다


드러내지 않은 것들이

사이를 벌리지 않도록

반 걸음 물러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다


사랑은

파헤치는 몰입이 아니라

모른 척 버티는

결심일 때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떠나지 않았다

이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키는 쪽으로

자신을 남겼기 때문에



[작가의 말]


사랑에는 확인보다 결심이 앞서는 순간이 있습니다.

알고도 묻지 않는 태도가 관계를 이어 주는 경우를 이 시에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