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가지 마음으로

Living with Ten Ways of Heart

by 김태규

열 가지 마음으로

Living with Ten Ways of Heart


ㅡ 김태규


나는

한 가지 마음으로만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혼자 버텨야 했던 날엔

하늘을 믿듯

나를 믿는 마음으로

하루를 세웠고


빼앗기지 않으려 애쓴 시간엔

내 몫을 지키겠다는 고집으로

오늘을 넘겼다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때는

손을 움직이는 기쁨으로

삶을 이어 왔고


참지 못하고 흘러나온 감정도

숨 막히지 않게 해 주는 솔직함으로

나를 살렸다


먹고사는 일이 앞에 놓이면

지킬 만큼만 챙기자는 태도로

하루를 굴렸고


때로는

조금 무모해 보이는 선택이

길을 넓혀 주기도 했다


기준이 없으면 흔들리던 날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사람을 남겨 두었고


끝까지 버텨야 할 순간엔

물러서지 않겠다는 마음 하나로

나를 세워 두었다


겉으로 멈춘 것 같던 시간에도

받아들이는 마음은

안에서 나를 키우고 있었고


이유 없이 흔들리던 날들조차

다음 선택을 준비하는 감각으로

남아 있었다


어느 이름으로도

부르기 어려운 날엔

열 가지로는

담기지 않는 마음이

앞에 나섰다


그 마음 덕분에

하루는

끝까지

나를 놓지 않았다


세상은

하나만 잘하라 말했지만

삶은

이 서로 다른 마음들이

번갈아 나서며

여기까지 나를 데려왔다


지금의 나는

이 모든 마음을

살아낸 결과다


그래서

바꾸려 애쓰지 않는다


오늘 필요한 마음이

앞으로 나와

하루를 맡도록

자리를 내어줄 뿐이다


사는 일은

전부 잘해내는 게 아니라

내게 있는 마음을

제때 써 주는 일


나는

열 가지 마음으로

오늘을 산다



[작가의 말]


십성(十性)은 명리학에서 오행(木·火·土·金·水)이 나와 관계 맺는 방식을 정리한 체계입니다.

"비슷함, 표현, 소유, 질서, 받아들임"

이 다섯 가지 마음을 음양으로 나누어 열 가지로 부릅니다.

그래서 십성은 성격을 가르는 이름이 아니라

삶 속에서 번갈아 작동해 온 역할의 목록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묻기보다

“나는 어떤 마음들로 오늘까지 왔는가”를

자연스럽게 돌아보시기를 바랐습니다.


만약 이 열 가지 마음 어디에서도 자신의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빠져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이 시는 그 공백 또한 삶의 일부로 남겨 두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