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인트 예비창업육성팀 '동창' 들여다 보기
안녕하세요, 블루포인트 예비창업육성팀 전태영입니다.
저는 학생창업을 거쳐 블루포인트 인턴, 그리고 현재는 예비창업육성팀에서 심사역으로서 '동창'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예비·초기 창업팀을 대상으로 투자 및 성장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경력없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던 제가, 약 1년 반동안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정말 잘 할 수 있을 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헤매며 느꼈던 스타트업 성장 '육성'(참고로 블루포인트는 스타트업, 스스로의 성장을 돕는 '지원'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하지만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육성'으로 쓰겠습니다!)에 대한 회고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재작년 12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블루포인트 배치프로그램 '동창' 3기 선발과 함께 나의 첫 일이 시작되었다. 선발이 완료되면, 팀별로 담당 심사역이 배정되는 시스템이기에 나에게도 담당팀이 배정되었다.
마음 속 한편에서는 계속 '내가 만약 창업자라면…' 당연히 경력이 많고, 학력이 높고, 경험이 풍부한 심사역이 내 담당자가 되기를 바랄 것 같다는 생각이 반복되면서 거대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잘할 수 있을지, 담당 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방법은 무엇일지에 대해 매일같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을 반복하며 다음과 같이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1) 창업팀에게 정말 부끄럽기 싫다.
2) 부끄럽지 않으려면, 나로 인해 창업팀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사업적 성장을 경험하는 방법뿐이다.
3) 그러면 누구보다 그 팀의 일원처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창업팀의 일원처럼 생각하는 것의 시작점은 현재 상황이 어떤지, 가장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 낱낱이 질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심사역과 스타트업이라는 관계 속에는 구조적으로 작동하는 간극이 존재했다. 나에게 터놓는 내용은 마음 깊은 곳에서 정말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아닌, 모든 창업팀이 으레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고민인 경우가 많았다. 처음으로, 스타트업은 투자사에게 힘든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경험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그렇듯, 내가 먼저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경계를 허물기는 힘들다. 그래서 먼저 속마음을 얘기하기로 했고, 내가 속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써 진심으로 사업의 동반자가 되고 싶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Logical 하다고 생각되는 IR Deck 수십장을 직접 그려가서 제안해보기도 하고, 정부지원사업을 준비할 때는 주말과 밤낮을 막론하고 사무실로 찾아가 함께 서류를 준비했다. 인사이트가 될만한 자료, 아티클, 논문 등은 눈에 보일 때마다 전달했다. 퇴근 후에도 내 의견을 구하는 연락이 오면 마다치 않고 함께 논의했다.
어느샌가 나와 내 담당팀은 Business partner가 되어 있었다. 단단한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되었고, 취약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 가장 빠른 성장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에 대해 서로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value-add 할 수 있는 지점들은 날이 갈수록 뚜렷해졌고, 점점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의사소통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프로그램의 한 기수가 종료될 즈음에는 매출이 확연히 커지고, 다른 투자사의 러브콜을 받고, 언론에 서비스가 보도되는 등의 결실들이 생겨났다. 그보다도 실제로 길을 걷다 내가 함께 고민한 이 아이템을 사용하는 사람이 눈에 보일 때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혁신가들이 변화시킨 세상에 아주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현재까지도 계속 정의해 나가는 중이지만, 스타트업을 ‘육성’ 하는 일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한 배를 탄 이상, 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성공한다고 믿는 것.
스스로를 외부인이 아닌 창업팀의 N번째 멤버라고 생각하는 것.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를 명확히 정의하고 넘치도록 제공해보는 것.
혁신을 향한 여정에서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는 것.
간섭이나 지시가 아닌 현명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것.
이러한 태도와 행동들이 전제되어야만 창업팀의 성장에 아주 티끌만큼이라도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까지도 나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고, 경험한 것보다 경험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앞으로도 이 일을 하다보면, 무수한 난관에 봉착하고 답을 찾으려 허덕이는 순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창업가들의 여정은 매우 위대하고, 그 위대한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의미에서 위대하기에, 나는 이 일에 큰 pride를 느낀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동창’ 프로그램을 통해 액셀러레이팅을 더욱 정교하고 체계화 해 나갈 예정입니다. 혁신을 시작하는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액셀러레이팅, 동창 프로그램에 관심 있으신 분들 혹은 어떠한 주제라도 좋으니 편하게 커피챗 요청주세요 :)
Written by 전태영
블루포인트 예비창업육성팀 심사역. 학생 창업을 거쳐 블루포인트에서 인턴으로, 현재는 Pre-seed stage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동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