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바람의 나라

by 소스SOS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오후

알바 같은 일을 가기 전에 하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기분전환하는 것

내 유일한 낙이자 일주일의 소중한 루틴이다.


직장인이었을 때는 상상도 못 하던 시간에 햇살이 가득 찬 창가에서 마시는 커피는 황홀하다.

그리고 이 시간에 쓰는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후루룩 써진다.

마치 스타 작가가 된 기분이다.


5,000원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치인 셈이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실 때마다 마력이 충전되는 느낌


마력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는 인생이 게임 같다고 생각한다.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에 빠져있을 때 내 캐릭터의 직업은 도적이었다.

도적이라는 캐릭터는 고레벨이 되어야 간신히 그룹사냥에 끼어 참여할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주야장천 나 홀로 사냥해서 경험치를 먹고 외롭게 커야 한다.

전사처럼 체력이 강한 것도 아니고 주술사처럼 마법으로 극딜을 넣는 것도 아니고 도사처럼 체력을 한 번에 채워주지도 않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한참을 플레이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게임 캐릭터를 골라도 꼭 나 같은 걸 골랐네’


도적이었던 불쌍한 내 캐릭터는 존버의 정신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혼자 밤새면서 몬스터를 잡는다.

그리고 거기서 떨어지는 아이템을 강화하면서 어떻게든 고레벨이 되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

그러다 보면 정말 운 좋게 한 번은 희귀템이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때는 온몸에 전율이 일어난다.

다른 사람이 와서 먹을까 봐 헐레벌떡 희귀템을 먹고 심장을 벌렁거린다.


인생도 게임캐릭터 키울 때처럼 살다 보면 운 좋게 무언가 얻어걸리는 날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다.

그런데 이 생각이 들기까지 족히 몇천 시간을 게임하는데 썼을 거다.


오늘도 ‘나’라는 하드코어 캐릭터를 키우느라 녹록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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