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바이크

by 소스SOS

토요일 오후 1시

창 밖으로 보이는 날씨는 화창했다.

햇빛이 가득했고 보기만 해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방문을 닫고 불을 끈 채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제 막 시작한 드라마를 넉 놓고 보며 청춘을 낭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스팸이나 여론조사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 핸드폰 연락처에 저장한 사람의 이름이 떴다.


친한 동생이었다.

이 친구와는 약속 없이 갑작스럽게 만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받았다.


역시나 동생은 날 좋은데 만나자라는 기분 좋은 제안을 했다.

갑자기 신이 나서 급하게 준비하고 나갔다.


나는 동생에게 자전거를 타고 카페거리에 가서 커피를 마시자고 했다.

웬일로 전화를 다했냐는 맘에 없는 소리를 하며 동생의 안부를 물었다.


친한 동생은 ‘청첩장 주려고 불렀지’라고 대답했다.

뭐랄까 기분이 묘했다.

보통은 약속을 잡고 청첩장모임을 하지 않나?

이렇게 갑자기 불러내서 청첩장을 주는 경우도 있나?

마음속에서 뒤틀린 감정이 일었다.

내가 안된다고 하면 언제 줄 생각이었을까?

감춰뒀던 자격지심이 차오르며 속이 꼬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티 내지 않았다.

애초에 나는 내 기분을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카카오바이크를 빌려 20분을 달렸다.

귀 뒤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방금 전 일은 잊으라는 신호를 줬다.

금세 기분이 상쾌해졌다.


낮맥을 하고 커피를 마시니 순식간에 배가 불렀다.

배가 부르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기분이 좋아 사진도 찍었다.


갈 때 자전거를 타고 갔던 거리를 1시간 30분을 걸어 돌아왔다.

이렇게 사람처럼 오래 걸어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 뿌듯했다.

그리고 시간을 보내준 동생이 고마웠다.


나라는 사람은 참 간사하다.

혼자 뒤틀렸다가 혼자 풀어진다.

근데 이건 ‘카카오바이크’ 덕분이다.


작년 여름 우울해질 때마다 탔던 카카오바이크가

올해까지도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카카오바이크는 위로다.

위로가 될 수 있는 무언가 있다는게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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