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뉘 Apr 11. 2016

팔자

혹은누군가를위하여 I



팔자



젊음은 보통 갖고자 하는

이들에게 주어진다


그러나 늙음은 늙음을 거부하고

젊음은 젊음이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아이는 아이를 즐기지만

자신이 아이라는 것을 억울해하고

노인은 노인을 이해하지만

노년을 즐기는 데는 서툰 거다  


그렇게 삶이,

갖고 싶어 가진 건 아니라는

위로가 없는 건 아니어도,

수상한 건 어쩔 수 없다


대개 거기까지이지만,

생각이 거기서 멈추면

기왕 살아야 할 삶이

쓸데없이 따분하다


그럴 때는 오히려 수상해서

살만하다는 것까지

가슴 한편에 넣어둔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 6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