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빵

혹은누군가를위하여 I

by 어뉘


옥수수빵



미래를 읽어주는 점쟁이의 장점은 불확실성을 적당히 감추지만,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 점이다 우리는 부담 없이 그와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촛불 하나 켜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우리의 미래는 은근히 재미가 쏠쏠하다 좋다면 그저 좋은 것이어도, 그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악담이라야 대부분 ‘조심하라’라는 정도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 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의 미래도 쓸 수 있을 듯하다

조심만 하면 되는 미래가 어떤 미래일지 아무래도 알 수는 없지만, 점쟁이는 그 미래에도 조심만 하면 되는 미래가 또 있다는 것을 일부러 말해줄 필요는 느끼지 않는다

"조심하면, 괜찮아."

믿든, 믿지 않든 우리가 자신을 위한 점쟁이인 건 누구나 알 테다 미래는 역사(役事)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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