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중고가 없다
신들의 유희
그대가 소설에서,
책으로, 혹은 대담으로, 또는
인터넷에서 주워듣거나,
영화나 드라마로 배운 사랑이
그대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생뚱한 남의 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게 맞다
이 세상에 있었거나,
있는 사랑은
그대의 사랑이 될 수 없다
그대가 이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사랑은
그대의 것뿐이다
그대가 그대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에서 보면,
신들의 놀이를 맛보는 거다
사랑을 말하는 건 그것엔 중고가 없어서 늘 낯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