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애니멀(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

정말 행복한 이야기

by 하숙집 이모


책이 주는 무게감은 제목에서 시작되었고, 분량에서 한 번 더 그리고 글씨의 크기와 문장의 여백 없음에서 점점 더 커졌다. 제목"소셜 애니멀"의 무게감이라는 것은 경이감이라고 표현해도 좋겠다. 아니면 지적 허영심이라 해도 괜찮을 것이다.


지인 중 예능계 교수님이 계시는데 그분의 외적 모양은 세련되고 기품 있으며 또렷한 개성까지 갖추고 계셨다. 흔한 말로 카리스마라는 게 느껴지는 분이시다. 다른 지인들이 그분에 대하여 언급할 때 소셜 포지션에 걸맞은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는 그 매력적인 말을 들으면서 사회적 위치가 그 사람의 외형을 만드는 것인가 그 사람의 외형(관상이나 그런 것)이 사회적 위치를 만드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곤 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랬나 보다. 책의 제목만 보고는 자기 계발서인 줄 알았다. 사회적 동물이 치열하게 살아내는 삶 속에서 성공하는 이야기인가 보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책을 열었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여태껏 읽거나 들은 이야기 가운데 가장 행복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이끌어 가는 두 사람은 천재가 아니며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지도 않았는데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두 사람은 성격이 좋았고 정직했고 믿음이 갔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았고 충동에 대하여 자제했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갖추고 있었다. 또 의식적인 행동보다는 무의식이 지배하는 삶에 충실하였는데 그것이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책은 어떻게 두사람의 삶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가 되는지를 온갖 자료 및 증명된 연구들과 결합해서 들려준다.


무의식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고대적부터 있어온 자료를 토대로 무의식에 대하여 검증한다. 하지만 지적 허영심만 있지 사실은 그런 논문이나 과학적 근거라는 말만 들어도 어지러운 나로서는 그냥 편안하게 두 사람의 성장소설을 읽듯, 두 사람의 역사를 읽듯, 삶에서의 치열한 전투를 공감하며,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낸 두 사람에게 지지와 존경을 보내며 읽었다. 그렇다. 책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무게감이나 지적 허영심은 내려놓고 두 사람의 흥미진진한 삶을 따라다니며 지켜보는 동행의 독서였다.


그래서 두 사람의 삶을 편안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어린 시절

남자 해럴드

헤럴드는 보편적인 중산층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빠 롭은 세련되고 멋스럽고 품격도 있으며 자상하기까지 하다. 엄마 줄리아는 매력적이고 자신을 드러낼 줄도 알고 사랑스럽다. 둘은 친구의 중매로 서로 만났고 서로에게 끌려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한 후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결혼 전에 지녔던 생활습관이나 행동들을 수정해야 함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벌과 나비의 마법을 통해 해럴드를 출산한다. 중산층의 부모, 교육을 잘 받은 엘리트의 가정에서 성장하는 해럴드는 4살 기준으로 볼 때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 시간 단위로 약 3배나 많은 단어인 487개의 단어를 듣고 성장했다.


여자 에리카

에리카는 중국인 이민자로 조상에게 물려받은 끈기가 자랑인 엄마와 멕시코 출신의 매력적이고 쾌활한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마의 친구 아파트에서 빈곤하게 생활하고 있으며 조울증이 있는 엄마로 인해 어느 때엔 사랑을 받고 서예교육도 받고 친척들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어느 때엔 엄마를 돌보아야 할 상황에도 처한다. 또 책임감 없고 즉흥적인 아빠로 인해 삶의 질이 점점 더 나빠졌다.


가정은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는 사회다. 그 속에서 부모와 형제와의 관계를 통해 성장한다. 어떤 부모 아래서 생활하였는가는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숨결에서 느껴지는 집안에서 흐르는 분위기나 공기를 통해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두 사람의 청소년기

해럴드는 인정받으며 포용적인 환경에서 자라났으며 부모에게서 돈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교양과 습관과 지식 자기 계층의 인지적 특성을 물려받았으며 대대손손 대물림되는 우월한 계층의 구성원으로의 삶도 물려받았다.

학창 시절에는 학우들의 중심에 있었다.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격려하기를 즐겨하는 테일러 선생님을 만남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느 분야에 능력이 탁월한지에 대하여 알게 되었으며 덕분에 지식을 자동화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뇌는 의식적인 지식을 받아들여 무의 시적인 지식으로 변환하도록 되어 있다: 무의식의 상태로 전환되는 것이 자동화라고 이해됨)


에리카는 싸우는 법을 배웠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바꾸기 위해 싸우고 성장을 멈추게 하는 고정관념과 싸우고 무엇보다도 잘못 길들여진 내면과 싸웠고 결국 승리했다. 용감하게 찾아간 아카데미의 설립위원들을 통해 부정 추첨을 하도록 유도했고 결국 아카데미에 입학을 하였으며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였고 자신의 친족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게 되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두 문화의 충돌 속에서 성장하였다는 것이다. 멕시코 문화와 중국 문화의 충돌, 중산층 문화와 빈민층 문화의 충돌, 빈민굴 문화와 아카데미 문화의 충돌 길거리 문화와 대학교 문화의 충돌! 수없이 겪어낸 충돌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한데 합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에리카는 무의식 중에 알고 있었고 그것은 연결 속에서 큰 역할을 하리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에리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점차 더 나아질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알았고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었다


해럴드와 에리카의 만남.

완전히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에리카에게 부족한 능력(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컨설팅을 도와줄)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 해럴드를 소개받았다.


두 사람이 함께 있으므로 행복이 시작되었다. 해럴드는 좋은 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살다가 사랑하는 에리카를 만나 함께 살게 되었으며 좋은 친구들이라는 집단을 형성했고 그들과 규칙적인 만남을 통해 친밀함을 나누고 있었다. (한 달에 한차례 만나는 모임에 회원이 되는 것은 소득이 두 배로 오를 때와 동일한 행복을 가져다주고 1년 동안 한 사람과 섹스를 하는 사람은 같은 기간 동안에 여러 명과 번갈아가며 섹스를 하는 사람보다 행복하다. 친구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낮고 더 오래 산다.)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해럴드는 행복한 사람이다. 에리카는 일에 올인하는 사람이었기에 해럴드의 그 행복함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행복은 전염되기 때문이다.


권태기

에리카는 사업의 실패를 경험 후 인터콤이라는 회사에 들어가고 낡은 구시대적 발상으로 경영하던 경영진에게 동료들과 혁명을 일으켜 회사를 재건하고 여러 해가 지난 후 CEO가 되어 있다.


해럴드는 역사를 연구하고 수백 전년 과거 속에 살면서 책을 썼다. 부부가 오랜 세월을 함께 살면서 열정적인 사랑이 동반자적인 사랑으로 변해가는 것을 경험한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부부는 의사소통을 통해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데 두 사람은 결혼생활보다 직장 생활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 이 이외의 다른 것들은 희미하게 사라져 갔다. 사라져 가는 것들 가운데는 서로 의사소통하는 능력도 포함되어 있었다.


각자의 노력 그리고 깨달음

해럴드는 아이를 원했다. 자신이 커온 가정을 소망했을 것이다. 에리카는 사회적 성공을 원했다. 해럴드는 에리카가 남보다 앞서려고 전략, 전술 차원에서 타협하는 것에 진저리를 쳤고, 에리카는 해럴드의 뿌리 깊은 소극성에 진저리를 쳤다. 타협점을 찾지 못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멀어지고 체념하게 되었다. 해럴드는 위스키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알코올 중독자의 모임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모임에서 헌신하는 리더들을 보았고 봉사 캠프를 통해 술이 없이 시간을 보내는 자신을 발견하였고 자신이 조금만 더 정서적으로 용감했다면 바뀔 수도 있었을 인생에 대하여 생각했다.


에리카는 자신에게 자문을 구하는 기업계 잡지의 표지모델을 여러 번 차지한 남성으로부터 초대받아 특급호텔 스위트룸에서 머물렀고 그곳에서 그 남자와 하룻밤을 보냈다. 그 하룻밤은 동경심에서 시작되었다. 신문 1면에 장식하는 영향력 있는 커플의 한쪽 주인공, 서로를 보완해 주는 영도적인 기업계 거물 커플의 한쪽이 되고 싶다는 오래된 환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하룻밤은 에리카에게 수치심만 안겨주었다. 내면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의 고통을 느꼈다. 극도의 자기혐오, 수치심, 불쾌감이 그날 저녁의 일뿐만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끔찍한 순간들이 함께 연관 지어 그녀를 후회와 가책으로 펄펄 끓게 하였다. 그리고 몇 달 후 에리카는 해럴드는 겸손하고 선량하며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며 못 말리는 호기심과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장 중요한 탐색을 하는 사람으로 어떠한 일이 닥치더라도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년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요청으로 두 사람을 함께 정치에 관여했다. 요청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그를 도와 정책에 참여한다. 대통령의 재임까지 8년을 정치적 역할을 끝낸 후 위원회의 활동도 하였었다.


에리카는 계단을 내려갈 때 난간을 잡았고, 친구들이 넘어져 고관절을 다쳤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날마다 여러 개의 각종 약을 챙겨 먹고 문화적인 차원에서 조금씩 소외되고 밀려드는 느낌을 받게 될 때, 예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겸손함을 느끼게 되었다.


은퇴 후 두 사람은 프랑스 대성당을 둘러보는 여행을 했다. 대성당은 그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었다 정신의 발전소와 같은 공간이고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공간이었다. 고대 건축물을 통하여 보이는 세상과 밤하늘 속에 담긴 신화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헤럴드는 충만한 기쁨을 맛보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You are there tours)라는 여행사를 만들어 멋진 호텔과 와인이 있는 인류 문명 강좌를 듣는 여행을 계획하고 지인들을 모집 함께 여행을 했다. 여행지에서 시간의 흐름이 늦어짐을 경험했고 신기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때마다 피부의 모공이 활짝 열리는 것을 경험하는 여행이었다. 사다리를 오르기만 하던 분투의 삶을 살아온 에리카에게 순수한 기쁨을 맛보는 여행이었다.


죽음을 기다리며,

나이가 들어 은퇴 후 해럴드의 몸은 점점 더 망가져갔다. 모든 사소한 일에서 에리카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버려야 했고, 어른으로서의 자존심도 버려야 했다. 해럴드는 주로 사람들에 대하여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고 추억에 잠기곤 하였는데 그 순간에 고통은 줄어들고 기쁨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록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때에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지'에 질문을 했다.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경영 컨설턴트로서, 역사가로서의 자기 삶을 돌아보며, 인생이 자기에게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즉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인생의 여러 가지 가면을 쓰고 살았고 가면 아래 있는 '진정한 자아는 무엇일까?'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고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고는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자신의 의식적 자아는 주인이 아니라 하인임을 깨달았다.


마지막 순간 인생이 던지는 4가지 질문

자기가 살았던 인생을 평가하는 질문이다. 각 질문은 그 나름의 즉각적인 느낌을 동반했다. 그래서 말로 답을 할 필요가 없었다.


1. 나는 나 자신을 깊이 있는 존재로 만들었는가?


2. 나는 지식의 강물에 보탬이 되었는가?


3. 나는 이 세속적인 세상을 초월했는가


4. 나는 사랑했는가?




죽음 그리고 새로운 세계의 시작

해럴드는 울고 있는 에리카를 보았다. 마음이 아팠다. 그의 마음속 소용돌이는 그녀의 소용돌이와 함께 뒤섞였다. 에리카의 의식 세계에서 해럴드의 무의식 세계를 관동 하는 그 소용돌이를 두 사람이 함께 나누었다. 범주를 나누는 장벽은 사라지고 없었다. 한없는 부드러움뿐이었다.


해럴드는 마지막 순간 에리카의 손을 세게 꼭 쥐었다. 에리카는 이것을 마지막 작별 인사로 받아들였다.


맨 처음 있었던 것이 맨 나중에도 있었다. 감각, 지각, 충동, 욕구 등이 한데 뒤엉킨 것이었다. 우리가 무의식이라는 비정한 용어를 동원해서 부르는 그것이었다.


두 사람의 삶을 보니 포지션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사회 속 관계에서 무의식을 통해 전달되는 교육이 그 사람을 행동을 바꾼다. 에리카가 아카데미를 선택해서 교육을 받게 된 것은 이민을 통해서 삶을 바꾸고 싶었던 외가의 혁명적 도전이 피에 흐르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아카데미의 교육은 교양인이 되기 위한 말투 행동 몸가짐 표정 그리고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반복적 교육을 시킨다. 에리카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바꾸기를 원했고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교양인의 품격 있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었다.


해럴드와 에리카의 사랑과 권태기를 보면서 우리 부부의 만남과 사랑과 권태기 그리고 기대와 실망에 대하여도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느슨하고 나태해 보이는 남편의 그것이 머지않아 내가 그를 처음 선택할 때 느꼈던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값진 것임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원한다.


해럴드의 죽음에 순간에 눈물이 났다. 슬프다거나 안타까움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에 깨달음이 귀해서 눈물이 났다. 나도 죽음의 순간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스스로 자존심이 모두 버려져도 누군가의 도움으로만 살아도 정신은 맑고 정갈하여서 추억이 아름다워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죽는 그 순간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무의식이 하나로 교감되는 그런 마지막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내게 질문을 해보았다.


이 책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역경을 뚫고 성공한 에리카의 이야기보다 해럴드가 마지막 던지는 인생의 마지막 4가지 질문에 자신의 대답을 무의식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소중한 책이었다. 지적 허영심이 아니라 지적 충만 상태의 사람이었다면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알아차렸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것 이해하는 것들이 너무 작아 안타까웠다.


작년에 이 책의 저자가 쓴 "인간의 품격"이라는 책을 읽으며, 성공한 사람의 품격이 너무 버거워 토악질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런 부적응을 극복하고 품격 높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가졌었다.


이 책을 읽으며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성공적인 삶을 부러워하지 않고 그들이 살며 사랑하며 불의 앞에서 당당하고 구시대적 유물로부터 과감히 끊어낼 수 있는 용기와 인생을 잘 살고 난 이후에 깨닫는 겸손함, 관계의 친밀감을 통한 기쁨, 추억을 회상하는 행복함을 나도 경험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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