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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룩 Jul 30. 2023

학교의 기억들

중학교 때 별명이 전복죽인 선생님이 있었다. 사회과 중년 남자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의 수업 시간에는 복도에서 소리가 났다. 전복죽은 전부 복도에서 죽도록 맞기의 줄임말이었다.


같은 학교에서 어떤 남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자위를 했다고 한다. 젊은 여자 선생님이 앞에 있을 때였다. 애들 사이에서 그건 좀 무모한 짓이나 무용담 정도로 이야기될 뿐이었다.


고등학교 때 특수학급이 있었다. 특수학급 학생들은 비장애학생들의 반에도 속해 있었다. 2학년 때, 한 친구는 장애학생에게 여긴 너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놀렸다. 장애학생은 화가 났고 그건 더더욱 놀림감이 되었다. 그것은 학교폭력이었다.


같은 학교에서 특수학급 담당 선생님은 투명인간이었다. 비장애학생들이 그에게 인사하는 것도, 그가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도 본 적이 없었다. 나름 범생이라고 걸핏하면 교무실 여기저기에 찾아가던 나도 그 선생님의 자리가 어딘지 알지 못했다. 이름도 몰랐다. 그저 방과 후에 3학년 건물 1층 맨 끝 교실에서 장애학생들과 함께 있는 걸 봤을 뿐이다.


나는 여기서 그 어떤 문제도 부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중 어떤 것도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문제들이 제로섬 게임처럼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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