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뜯었다.
드로잉북을 뜯어서 후회된다.
2023년 졸업 전시회 때 가장 좋은 그림만 보여주고 싶어, 드로잉북을 칼로 뜯었다.
일주일 간 최선의 결과를 드러냈지만,
내가 자부심을 느꼈던 최선의 과정은 해체됐다.
수리를 못 하고 이리저리 얽힌 페이지들은, 순서가 뒤바뀌었고
떨어지기도 했다.
예술은 평범한 것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라는 교수님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평범한 실수, 미숙함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자존심은
떳떳한 과정을 부정할 수 있구나.
예술은 위대해야 한다는 허상을 내려놓고, 평범함을 인정하기로 했다.
안 좋은 평을 받은 것도, 좋은 평을 받은 것도 그대로 두어
스스로 솔직한 작업을 이어가기로 다짐한다.
무엇이든 태도가 최고의 결과이기에.
드로잉 북을 또 만들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