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로,,,

마흔에 멈추어진 시간

by 김동환 예비작가

어떤 날 눈은 뜨는 아침에 무기력하고 아무런 의욕도 없이 하루가 밝아진 하루가 시작한다.

내 몸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고 숨 쉬는 것조차 의미를 잊어버리고, 아침이 아니 하루가 어서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다.

다른 어떤 날은 그런 아침에 시간이 멈춰진 순간이길 바라는 날들도 있다.

잠도 오지 않고, 잠을 잘 수도 없는 날들이 계속되며, 깊어가는 새벽을 지나 아침이 오고 그렇게 하루를 또 시작한다.

눈을 떠도 몸은 움직일 수 없이 무기력하고, 숨 쉬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지며, 스치는 바람 소리마저도 내 귀를 울리는 큰 공포로 찾아와 소리친다.


이런 날들을 얼마나 보냈는지 그런 시간의 흐름을 알지도 못하는 날들로 시간은 흐르고 있다.

난 숨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과 스치는 바람 소리마저 머리에 울리는 소음으로 내 심장을 찢어 그 고통을 견디는 것만으로 너무도 버거운 날들이다.

난 분명 눈을 뜨고 있는데 내 몸은 움직일 수도 없으며, 겨우 숨 쉬는 것으로 지금을 견디고 있다.

고통은 순간순간 찾아와 잠시의 해방감을 찾을 수 없이 움츠린 몸으로 땀 흘리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스치는듯한 바람 소리가 천지를 흔드는 소리처럼 내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 된다.

아무리 귀를 틀어막아도 스치는듯한 바람 소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 안에 머물려 울려 된다.

내 몸은 점점 굳어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이젠 내 의지가 무엇인지 그것도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눈을 뜨는 것이 두렵다.

눈을 뜨면 또 심장을 찢어 버릴 듯한 고통이 찾아올 것이고, 숨 쉬는 것도 간신히 쉬고 있을 모습에 점점 나에 하루는 고통스러운 날들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심장을 찢는듯한 고통이 없어도 숨 쉬는 것이 버겁지 않아도 언제 어떻게 다시 시작될지 몰라 두려움에 난 몸부림칠 수 없이 내 머무는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치는 바람 소리도 사람들의 걸음 소리도 차의 배기 소리마저도 내 머리를 울리는 큰 두려움으로 내 주변에 머물고 있다.

잠을 잘 수도 없고, 누구와 대화도 할 수 없는 지금 내 움츠린 몸에 흐르는 땀방울마저도 내 몸을 타고 흐르는 순간까지 찌르는 듯한 고통이 찾아온다.

이렇게 계속 고통 속에 머물러 있을 수 없는데, 벗어날 방법을 모르겠다.

어쩌면, 그 방법을 잃어버린 것 일수 있다.


누구에게나 이런 고통이 찾아오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배우며 학습한 모든 것에서 가르쳐 준 것도 아니다.

순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고통이고, 내가 이겨내야 할 고통이다.

숨을 쉬는 것이 이렇게 힘든 어려움이었고, 심장을 찢는 고통이 이렇게 아픔이었는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스치는 바람 소리, 거리에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와 차들의 배기 소리까지 내 안에 머물러 공포가 될 것이라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힘들고 고통스럽고 공포스러운 지금 난 무엇을 하지도 못하고 있고, 무엇을 해야 되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그러다 내 방 창문 커튼을 걷어버리는 순간 한줄기 빛이 내 몸을 비춘다.

내 몸을 비추는 한줄기 빛이 따뜻했다.

난 더욱 밝게 내 방을 가리던 커튼을 걷어 버린다.

걷어진 커튼이 있던 창문을 통해 내 방안 가득 빛으로 가득해진다.

환하게 비추어준 한줄기 빛이 지금까지 나를 힘들게 하던 숨 막힘도 고통스러웠던 심장도 내 안에 울리던 공포스럽던 소리도 잠시 시간이 멈추듯 멈추어 나에게 해방감을 선물하듯 따뜻함이 내 몸을 감싸고 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은 생각하는 어쩌면 자주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 성장통을 이겨내고 삶이라는 무대에서 혼자만의 무대를 만들어간다.

처음에는 혼자의 무대였지만, 그 무대가 익숙해질 때 새로운 배역의 배우와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간다.

이렇게 난 삶이라는 무대를 꾸미고 가꾸어 나간다.

삶이라는 무대에서 나를 비추던 조명이 꺼졌고, 그 순간에 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어둠 속에서 찾을 수 없었다.


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삶이라는 무대에서 찾으려 하지만 조명이 꺼진 무대에는 무엇도 찾을 수 없었다.

내 삶이라는 무대에서 난 멈출 수 없는 배우였다.

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것을 조금씩 잊어가면서 처음과는 다른 내 무대를 만들어 간다.

지금까지 어디로 가고 있었던 것일까? 좋아했던 건 정말 좋아했을까?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반복하지만 시원한 답도 없이 난 내 무대를 이끌어간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도 모르고, 좋아한다 생각하면서 나를 그곳에 가둔다.

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려도 그렇지 않은 척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는 무대 위에 있다.


내 방에 빛을 가리던 커튼을 걷어 한줄기 빛이 내 주변에 가득할 때 난 그 따뜻함과 포근함을 잊을 수 없다.

커튼을 걷어 빛이 가득하듯 무대에 조명이 나를 다시 비추기 시작한다.

내 삶의 무대에서 나와 함께 어울리던 배역의 사람들도 이제 눈을 마주하며 말할 수 있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분명히 보이는 곳을 향해 내 삶의 무대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갈려고 한다.

내 무대를 비추는 조명이 이끄는 분명하고 선명한 그곳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

좋아하는 것과 좋아 보이는 것에 해답은 포근하게 비추는 빛줄기를 따라 나아가면 분명 보일 것이다.

정말 좋아했는지 아니면 좋아 보이는 걸 좋아했는지 보일 것이다.

이전까지 나를 가두었던 분명하지 못한 것에서 무대를 비추는 한줄기 빛처럼 분명하고 뚜렷한 길을 따라 걸으며, 좋아하는 것을 찾을 것이다.

좋아 보이는 것에 흔들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찾을 것이다.

내 삶의 무대에 함께하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좋아하는 것을 찾을 것이다.


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빛이 비치는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곳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분명하고 선명한 그곳을 향해 갈 것이다.

그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일 것이라 나는 믿는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내가 가는 길에 대한 내 믿음이 날 이끌어 줄 것이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갈 것이다.

날 비추는 빛을 따라 날 믿어주는 믿음을 발판 삼아 나는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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