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해도 사랑은 할 수 있는 것

나를 사랑하자

by 김동환 예비작가

나는 매일 같은 길을 본다.

아침 출근에도, 가벼운 산책에도, 항상 눈에 보이는 같은 길을 걷고 걷는다.

익숙한 길도 있고, 가끔은 낯선 길을 갈 때도 있다.

익숙한 길은 언제든 편안함에 앞만 보고 여유롭게 걸어간다.

하지만, 낯선 길을 만나는 순간에는 주변을 살피며, 익숙하지 않은 곳의 모습을 살핀다.

낯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분명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있을 것인데, 난 이 낯선 곳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이유 없이 계속 주변을 살핀다.

산책하는 길뿐만 아니라 차를 타고 잘 만들어진 막힘없는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꼬불꼬불한 국도를 달리거나, 아니면 포장되지 않은 울퉁불퉁한 길을 먼지바람을 날리며 달리면서도 계속 주변을 살핀다.

아무도 나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 혼자 있는 공간에서도 무엇인가를 계속 살피며 숨죽이고 있다.

누가 나를 볼 것 같은 불안함에,


오늘 아침에는 비가 올 것 같다.

아니면, 오늘 오후에 비가 올 수 있을 것 같다.

내릴 것 같은 비는 아침이든 아님 오후이든 그 언제여도 상관없다.

내리는 비에 잠시 내 몸이, 내 옷이 젖어도 나는 상관없다.

비에 젖어드는 지금 내 모습을 누군가 보고 있어도 난 아무런 상관없다.

그저 지금 내리는 비에 나를 젖어들게 하는 것을, 내가 나에게 허락한 시간이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난 얼마 동안이라는 시간을 정하지 않았고, 난 그냥 지금의 나 그대로의 있는 모습에 젖어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린다.

감기에 걸리고 열이 나서 아파도 지금 난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기에, 난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지금 내 주변으로 흐르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는 그 바람은 무슨 소식을 전해줄까?

나를 스치는 바람은 나에게 아무런 소식도 향기도 없이, 그냥 나를 스쳐 지나가 버렸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들꽃에게는 무슨 소식이 전해주었기에 처리도 춤을 추듯 흔들거리는 것일까?

불어오는 바람이 나에게도 무언가 전해준다면, 잠시라도 짧은 지난 추억을 생각하며 미소 짓고 싶다.

그렇게 불어와준 바람에게 나를 스쳐 지나간 뒷모습에 뒤돌아 손 흔들어 주고 싶다.

손 흔들어주지 못한다면, 지나간 자리에서 뒤돌아보며 웃어주고 싶다.

밝은 미소로 보답하듯 전해주고 싶다.

다시 나에게 찾아오라고.


나에게 전해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다시 나에게 찾아오는 날을 나는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난 그런 마음으로 흘러가버린 바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라도 보답하고 싶었다.


사랑받아야 할 때 사랑받지 못해 아프고, 외로움이 내 몸을 그리고 내 마음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나는 사랑이 목말라서 수없이 많은 날을 울었으며, 지금까지 내 눈물로 내 목마름을 위로했다.

지금까지 난 사랑받는 이들이 부러워서,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대신 내 목마름과 공허함에 고개 숙여 땅을 보고 있으며, 난 그냥 자신 없는 모습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내 발아래만 바라만 보고 있다.

사랑할 이가 없어 한걸음 내딛는 대신 난 목마름과 공허함에 위로하듯 움츠리고, 지금 이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난 그 긴 시간을 나는 그랬다.

난 그 긴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그저 움츠린 나를 내가 안아주면서 그렇게라도 견디고 있었다.

그 긴 시간을 내가 나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기다렸다.

난 한 번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한 번도 누군가에게 위로받지 못해서, 그래서 나는 움츠리고 있었고, 그래서 내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이젠 나에게 사랑을 선물하려고 한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건 아니다.

한 번도 위로받지 못했다고 누군가를 위로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을 할 때도, 내가 누군가를 위로할 때에도, 진심이라는 마음과 공감하는 마음이 있다면, 난 사랑할 수도 있고,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

그것을 내가 나에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나는 이런 나에게 주문을 건다.

강해져라.

집중해라.

진실해라.

공감해라.


지금부터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 말고 상처받지 말아라.

지금의 넌 충분히 뿌리 깊은 나무이며, 결코 작은 존재가 아니다.

내가 강하고 담대해야 네 옆에 있는 사람과 나를 보는 사람이 강해진다.

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젠 스스로를 믿어라.

스스로를 믿어야 앞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이 지금 내가 시작하는 첫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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