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맛 젤리
방금 동네 사람이 무엇인가 불쑥 내밀고 간다. 젤리다.
지나가는 길이라고 한다.
얼굴이라도 보여주고 가는 것이 고맙다.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싫어진다. 수다 떨고 싶다. 젤리를 만지작거린다. 몇 칼로리인가 본다.
142칼로리 당류 26g 젤리와 수다를 떨어본다. 레몬이 아니고 레몬맛이다.
레몬맛이란 레몬이 아니라는 뜻이다. 레몬이 들어간 듯 안 들어갔다는 고백. 지금 내 마음이 딱 그 지점이다. 진짜 그리운 건 아니다. 그런데 그리움과 닮아 있다. 레몬맛 젤리를 질겅질겅 씹다 보니 순간적으로 네 개째이다. 내 피는 너무 끈적거린다. 의사가 말했었다. 당류 26g이 네 개가 들어갔으니 104g이다. 104g의 당류가 혈관에 올라타서 어디까지 흘러갔을까. 그러니까 내 말은 진짜 궁금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다. 그 말은 너는 지금 어디쯤인지 묻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다. 아닌 것도 아니지만 당류가 지금쯤 뇌혈관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목덜미 어디로 고여 들고 있는 것은 알겠다. 알겠는데 나는 방금 다섯 번째 레몬맛 젤리를 입에 넣었다. 어처구니없게 먼저 먹은 당류가 콧물로 찔끔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