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발바닥 없이 천리를 걸어온 비. 주절주절 비
잘린 바람모가지.
머리 풀고 달리는 그림자
백 년 묵은 나무에
다닥다닥 얽힌 혀. 혀 속의 둥지
몸뚱이로 나는 새. 슬픔을 가장한 날개
날개 안의 먹구름.
몸속으로 흘러드는 강줄기
물길 내어 주는 발가락, 사이로 흐르는 눈물
그러나 울지 않는
창밖 눈동자만 우두커니
뭉개졌다 지워지는
전신주 떠는소리
다시 벌거벗고 일어나는
비 개인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