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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테나 Jan 05. 2017

근현대미술 최고의 색채 마술사  유영국 - 절대와 자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016.11.4 ~ 2017. 3.1

국립 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근대작가 100년 전의 일환으로 유영국 작가의 전시회를 하고 있다.

유영국(1916~2002)은 경북 울진의 부유한 지주집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1930년대에 가장 모던한 도시 중 하나였던 도쿄에서 미술공부를 했다. 그곳에서 추상미술의 영향을 받아 귀국 후에도 한국에서 가장 전위적인 미술단체들을 이끌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았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박수근이나 김환기, 이중섭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는 화가로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화가였다.


그의 작품은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에 대한 실험정신이 매우 강렬하게 부각되며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그는 특히 평생을 산을 그리는데 바쳤는데, 그 산과 함께하는 자연에 대한 색채가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다. 특히, 근현대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형광에 가까운 밝은 주황과 노랑, 다홍 등의 색체와 보라색의 다양한 변주는 보는 이로 하여금 현대의 작품으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세련되고 앞선 감각을 보여준다. 아마도 이러한 색채의 향연은 오로지 작품 활동을 위해, 서울대와 홍대 교수직까지 그만둔 그의 열정과 고집을 드러내는 독창성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1916~1943. 도쿄 모던.

고등 보통학교를 자퇴하고 1935년 도쿄 문화학원에 입학하여 자유로운 학풍을 자랑하던 그곳에서 추상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1938년 제2회 자유 미술가 협회전에서 협회상을 수상하고 바로 화가가 되었으며, '무라이 마사나리', '하세가와 사부로'등 당대 일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추상미술의 리더들과 교류하였다. 그가 초기 일본에서 만든 작품들은 나무 등의 재료로 만든 기하학적 형태의 부조들이었다.


1943~1959. 추상을 향하여(1 전시실)

그는 고국에 돌아와서는 일제의 추상미술 탄압이 시작되자, 어부일이나 양조장을 경영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틈틈이 작품을 그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해방이 된 후에는 1948 신사실파, 1957 모던아트협회, 1958 현대작가 초대전 등 전위적인 미술단체를 이끌었다.

이 시기의 미술은 회화로, 산, 언덕, 계곡, 노을 등의 자연을 추상화해가며 형태를 단순화하고 절묘한 색채 속에 표면의 질감을 살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60~1964. 장엄한 자연과의 만남(2 전시실)

6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영국은 한국화단에서 추상과 전위를 표방한 젊은 화가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존재가 되었다. 그는 젊은 화가들의 창작 기회 높이는 운동에도 적극적이었으며 1964년 돌연 그룹 활동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첫 개인전을 신문회관에서 개최, 화단에 충격을 던졌다. 이 시기의 그의 작품은 매우 힘차고, 거칠며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1965~1970. 조형 실험(3 전시실)

64년 첫 개인전 이후 그는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어 끊임없는 조형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형태는 비정형에서 점차 일정한 모양의 기하학 도형의 형태로 바뀌었으며 색채는 노랑, 빨강, 파랑 삼원색을 기반으로 보라, 초록 등의 변주가 아름답다. 이런 색채와 다양한 형태에 대한 실험은 그의 후반기 작품의 디자인화 된 풍경화 같은 그림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1970~1990년대. 자연과 함께 (4 전시실)

유영국은 60세 이후에는 자연에 좀 더 부드럽게 돌아가겠다고 생각해 왔다.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심장박동기를 달고, 8번의 뇌출혈에 시달려야 했지만, 자연의 서정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산과, 나무, 호수와 바다, 해와 달이 비추는 화면은 지극히 조화롭고 평온한 모습을 향해 나아간다. 형태를 알 수 없는 그림이 대부분인 추상의 세계에서 그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의 후기 그림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과감하고 선명한 색채들의 향연은 정돈된 아름다움의 에너지와 정서를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유영국의 그림은 초기의 마티에르 느낌이 강한 추상화 과정을 거쳐 선과, 면, 색채 실험의 과정으로 변화했다가, 단순화되고 디자인화 된 풍경화의 세계로 정리되는 흐름을 갖는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좋아하는 그림이 다를 수 있을 텐데, 나의 경우에는 제1전시실의 초기 작들의 질감과 묘한 색감들이 너무나 황홀해서 눈을 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선명한 해와 노을빛 아래 청녹의 질감 다른 배경과 검은 나뭇가지 표현도 인상적이고, 특히, 노랑과 녹색, 카키색 계열의 색들의 대비와 조화가 표현하는 텍스처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다행히, 사진 촬영이 가능해서 맘에 드는 그림들을 찍어 올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다만, 유리 액자에 전시된 그림의 경우 조명이 들어가거나, 반대편 그림이 비추는 경우가 있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색채의 그림을 최대한 가까운 색채로 찍어내려 노력해 보았다. 물론, 여러분들이 가서 보신다면, 그 색채의 놀라움은 아마도 2,3배 더 할 것이다! 특히 이처럼 색채의 아름다움이 핵심인 그림들이라면, 반드시 전시회로 가서 보실 것을 권한다. 실제 그림이 주는 감동은 분명 비교하기가 힘들 정도 일 것이다.



글 내용은 전시회 설명을 참고했으며

사진은 V20으로 본인이 촬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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