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진실은 무엇일까?

22년 동안 내가 쫒은 진짜 얼굴에 대하여

by 반나비

안녕하세요. 새롭게 브런치스토리에 입성하게 된 콘텐츠 디렉터 '반나비'입니다.


아주 작게 인스타그램을 운영해왔는데,

저를 알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신기할 것 같네요^^


오늘은 첫 글이니까, 한 번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주제로 글을 써 봤습니다.




투박한 진심

콘텐츠 디렉터로 살아온 지 어느덧 22년이 되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동안 내가 만진 이미지만 해도 수만 장에 달한다.


초창기에는 완벽한 피사체를 찾고, 조명을 치고, 포토샵으로 잡티 하나 없이 매끈하게 다듬는 것이 미덕인 줄 알았다.

소위 말하는 '광고 같은 사진'이 정답이라 믿었던 시절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눈길은 다른 곳에 머물기 시작했다.

화려한 스튜디오 컷보다 누군가 스마트폰 뒷면 카메라로 툭 찍어 올린,

조금은 흔들리고 구도도 엉성한 사진에 더 큰 반응이 온다.

그 투박한 이미지 안에는 연출된 완벽함이 줄 수 없는 ‘진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제 매끈하게 가공된 정보보다,

현장의 땀방울과 손때가 묻은 진짜의 얼굴을 더 신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본질

디렉터로서 나의 일은 단순히 예쁜 그림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서비스의 본질을 시각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변호사의 상담실 풍경을 구성할 때도, 미술 작업 현장을 담을 때도 내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현장감이다.


차가운 법전 너머에 있는 의뢰인의 간절한 눈빛, 무거운 가구를 짊어진 작업자의 팔뚝에 돋은 핏줄. 이런 것들은 정교한 필터로 만들어낼 수 없다.



오히려 필터를 걷어내고 렌즈를 최대한 피사체에 밀착시킬 때, 비로소 그 일의 숭고함과 삶의 무게가 드러난다.


22년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더하는 기술이 아니라 덜어내는 용기를 가르쳐주었다.

진짜는 꾸밀 필요가 없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말이다.



보통의 기록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대다.

하지만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바로 그 장면에 담긴 맥락과 태도다.


나는 여전히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미학을 믿는다.

보정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주는 위로와 신뢰는

그 어떤 화려한 영상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다루어 볼 주제들은 아래와 같다.

아마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던 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냥 넘어가 주길 바란다..


콘텐츠 디렉터의 관찰기: 다양한 직업군의 현장에서 발견한 인간적인 서사들

이미지의 문법: 왜 우리는 세련된 것보다 익숙한 것에 마음이 끌리는가에 대한 고찰

디렉터의 일상: 40대 가장이자 창작자로서, 일상의 무의미한 순간을 의미 있는 기록으로 바꾸는 법



거창한 담론보다는 렌즈 뒤에서 숨죽이며 포착했던
삶의 진솔한 얼굴들을 담아낼 예정이다.

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본질을 꿰뚫는 영감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담백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