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있던 글쓰기의 열정을 다시 수면 위로!
10월 13일,
성수 브런치 팝업에 다녀왔다.
브런치 팝업 마저 주저하다, 마지막날! 운 좋게 예약 취소가 난 시간이 있어 11시, 첫 타임으로 다녀왔다.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도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글귀들도 좋았다.
무엇보다 그 공간에 가득 찬, 사람들의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져서 참 좋았다.
2020년, 무려 4년 전이다.
브런치에 혼자 저장해 놓은 글이 있었다. 난 여태껏 그걸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브런치에 나의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4년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혹은 나의 이유 모를 두려움과 주저하는 마음 때문에 미뤄두었다는 걸, 전시를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브런치 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조언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와닿았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임홍택 작가의 글귀였다.
아무도 안 본다고 생각하고 쓰기
여러 가지를 고민하면, 자기 검열에 걸려서 한 줄도 나아가지 못하곤 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아무도 보지 않는데 뭐 어때?"라고 막 나아갈 수 있는 글이 의외로 좋은 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수없이 많은 수정을 해야 하기에 처음에는 아무도 안 본다고 생각하고 써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무도 안 보는 글이라니!
전시 내내 맴돌았던 문장이었다. 이 문장에, 여태껏 미뤄오던,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돌을 달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했던 내가 한 번에 해방되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편해졌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가장 위안이 되는 문장이다.
전시 마지막 챕터는 '나의 글이 세상과 만난 다면'을 주제로, 벽에 사람들의 메모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다녀간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도 참 좋았다. 이렇게 글 쓰는 사람들이 많다니!
다 같이 큰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 자신만의 책 표지를 꾸미는 것도 재미있었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 이야기가 많았다.
전시 프롤로그의 주제였던, 누구가 작가가 될 수 있다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전시를 보고 나서,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 나만의 경험은 무엇인지... 생각할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나하나씩,
'아무도 보지 않는'글로 생각하고, 천천히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쓰다 보면 기회가 온다는 것. 그리고 글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쌓인다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쓰다 보면 기회는 온다. 만트라처럼 되뇌었다.
내가 나를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뭐라도 쓸 것!
각자의 이야기가 분명 힘이 있고, 빛이 난다는 것. 그리고 용기를 주는 코멘트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참 좋았다. 예쁜 손글씨에서도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용기를 받고 왔던 글이다.
옆에 홀로 전시를 온 분도 이 노트를 사진으로 찍어 가셨다. 30년의 직장 생활. 6년 차인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시간이다. 그런데 그 오랜 시간이 휘발되는 것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는 것도.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더욱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아하는 일들을, 작게나마, 천천히 해보자고.
영감을 주는 많은 이야기들을 읽고 왔다.
브런치 팝업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용기 내어서,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오래된 꿈을 수면 위로 건져 올린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찾는 여정을
브런치 팝업 후기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