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알토란처럼 참 잘 키웠어요."

by 디디


"아기를 알토란처럼 참 잘 키웠어요."


그분은 두 번째로 만난 도우미 선생님이셨다.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때는 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했지만, 둘째 아이를 낳았을 때는 첫째 때문에 그럴 수가 없어서 집으로 오시는 산후조리 도우미 선생님을 불렀다. 첫 번째 선생님께서 워낙 잘해주셨고, 나도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기에 처음 계약기간보다 더 요청했더니 3주째에 몸살이 나셨더랬다. 그래서 새로 다른 분이 오셨는데, 그분은 좀 더 무뚝뚝하셨다.


그때 첫째가 30개월이었으니, 그 아이도 아기였다. 이제 막 가기 시작한 어린이집에 적응을 한 뒤여서 그나마 나았지만, 아기 둘을 보는 일은 그때의 나에게도 아마도 벅찼을 것이다. 아마도,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때는 내가 이렇구나, 저렇구나 하고 나를 볼 틈이 없었다. 그냥 닥치는 대로 해야 했기에.


둘째 아이를 데리고 집에 온 바로 다음 날, 첫째 아이의 첫 소풍이었다. 아직 몸도 제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첫 도시락만큼은 직접 해주고 싶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부엌 앞에 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원한 첫째를 보고 도우미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아기를 알토란처럼 참 잘 키웠어요."


내가 들은 어떤 칭찬보다도, 기분 좋았던 말. 내 가슴을 자부심으로 벅차오르게 만들었던 말. 평생, 오래오래 기억해야지 하고 내 마음에 잘 넣어둔 말.


알토란을 생각하고 우리 첫째를 바라보니 정말 알토란 같았다. 또래에 비해 작은 키지만, 뽀얀 피부에, 오동통하고, 얼굴은 오밀조밀 작고, 반짝이는 눈빛에, 차분하고 귀여운 동작들은 내가 봐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지금은 기억도 잘 안 나지만, 그때는 발음도 지금과 달랐을 30개월. 동생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던 우리 아기. 아무것도 모르고 용감하게 결혼하고, 임신하고, 출산해서 만난 우리 선물 같은 아기.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나는 때로는 강박적으로 좋은 엄마 됨을 따져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결국은 이 아기와 함께하는 시간이 참 행복하고, 벅차다는 기쁨으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키운 아이를 알토란처럼 잘 키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칭찬이었다.



선생님,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렇게 표현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 말은 제 마음에 훈장처럼 반짝이며 남았어요.

알토란 같은 아기는 어느새 쑥쑥 커서 6학년이 됐어요. 전교회장도 해요.

잘한다 잘한다 손뼉 치고, 실패해도 괜찮아 도전하는 모든 것은 경험이야- 하고 도닥이니 성큼성큼 걸어가고 쑥쑥 크고 있어요.



그때 해주신 칭찬으로 제가 더 확신을 갖고, 자신감을 가졌는지 몰라요. 엄마역할을 잘해야 하는 것보다, 내가 이 아이의 엄마란 사실을 행복하게 여기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그게 맞다고, 저도 모르게 확신을 가졌었나 봐요. 그 칭찬 한 마디로요.


감사합니다. 어디서든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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