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하는 거, 대수롭지 않게, 무겁지 않게,
오랜만에 우당탕탕 웹소설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두 번째 단행본을 출간하고 두 달이 좀 지나가고 있어요.
수익은 무엇보다 귀여운 금액이기도 하고 차마 공개할 용기는 나지 않지만, 그래도.
첫 작품보다는 좀 더 나아진 결과가 될 것 같습니다.
첫 달 판매분 정산만 받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들어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제 드디어 치킨 값에서 벗어나는 건가! 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1년 반 만에,, (눈물)
아무것도 안 하면 그나마 자그마한 치킨값도 없었을 테고.
그렇기에 두 번째 출간은 감사하게도 아주 처참하게 망한 건 아니라고 다시 한번 스스로를 위로하는 계기로 삼았어요.
아주 망하는 건 아니네?라는 걸, 몸소 체험하였으니,
2025년에도 일단은 쭉- 써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직은 써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제법 많기도 하고요.
/
두 번째 웹 소설을 쓰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
애초에 필력부터가 미치고 소재에 캐릭터 빌딩까지 신박하기 그지없는 창의력 만땅 작가님들과는 견줄 생각조차 없었고, 그냥 직장 생활하면서 그나마 즐기며 내가 할 수 있는 걸 고민하다 시작한 일이라는 걸 몇 번이고 새겼습니다.
첫 작품 시-원하게 말아먹고, 사실은 조금 힘을 뺐다고 해야 하나.
아주 쉽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주제 파악을 했답니다.
노력을 한 건 첫 출간 때나 두 번째나 마찬가지고 이전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와 같지만.
내 능력치로 발전하는 건 한순간으로 될 수 없고,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에 많이 써봐야 3-4시간밖에는 투자하지 못하는 탓에 현실적인 한계점이 있다는 걸 인정하려고 무던히 애쓰는 시간을 종종 가지며 썼던 두 번째 웹 소설은 다행히 지긋지긋함이 아닌, 나름의 애정을 갖고 잘 마무리하는 결과로 매듭짓게 됩니다.
해피엔딩:)
/
다른 장르에 대한 고민, 여유 또는 욕심.
안 될지도 모르지만,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도 생겼던 지난 작업이었습니다. 동일 장르를 두 번 연속 쓰다 보니, 지루한 기점이 분명히 오게 됩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쓰는 장르와는 또 다른 작업 간의 즐거움도 있을 거란 기대도 되고.
아무튼 지금 준비하는 글을 잘 마무리하고 하반기엔, 짧게 단편이라도 새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어 쿰척대는 중이기도 합니다.
/
운도 운이지만, 어디나 경쟁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운도 없고, 제가 쓴 잔잔한 글들이 당장에 커다란 경쟁력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고 인물을 살아있게 하고 울렸다가 웃게 했다가 하는 행복감에 이 일을 계속하게 됩니다.
저 같은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버티다 보면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로 어느 시장에 문턱을 넘어서 점 하나 정도는 찍었던 걸로. 지금은 점이지만, 이 바닥에서 구르다 보면 그 점이 조금 커질지도.
음, 얼마 전 어떤 지인이 저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분은 저보다도 훨씬 많은 웹 소설을 읽은 독자입니다. 꽤나 여러 장르를 간파한 독자인데, 본인도 써보고 싶은 생각은 수없이 했다며 물었던 말이, '대박 아닌 이상에야 돈 못 벌잖아. 그래도 괜찮아?'였는데.
사실 열심히 했는데 돈 못 벌면 당연히 속상하고, 괜찮지 않지만.
심플하게.
'그래도 하니까 아주 망하진 않더라.' 정도의 답으로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
웹 소설을 쓰고, 출간을 하면서 다시 한번 배운 진리는.
시작의 힘입니다.
무모하긴 했어도 시작하는 힘을 다시금 배웠고, 끝내는 글 하나를 마무리하게 되고. 그 과정에 있어 여러 고민을 하고 스스로를 더욱 들여다보는 시간을 거칩니다.
결국 무언가를 길게 끌고 나아가 결말을 짓는 것까지 오롯이 혼자 해내야 하는 과정뿐입니다. 이 모든 건 시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었던 거였고, 당연히 어렵고 버벅대고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론 매우 뿌듯합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기왕 하는 거, 대수롭지 않게, 무겁지 않게,
가벼이, 즐겁게.
'시작'이란 단어의 단순 진리를 믿고, 가볼게요.
25년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