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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Apr 06. 2024

댓글부대-3부

비하인드


 댓글부대는 2015년도 발간된 동명의 소설을 각색하여 만들어졌다. 원작인 장강명 작가의 책에서는 2009년부터 2012년 18대 대선까지 일어난 국정원여론조작사건에서 모티브를 따 와 이야기가 쓰였다. 기자출신이라는 작가의 이력이라는 부분 때문에 픽션이라는 전제 조건을 먼저 꺼내지만 생생한 현장감이 필력에서 느껴진다. 영화는 큰 줄기에 설정은 따라왔지만 이야기의 전개 시점과 방식은 다르다.


 하지만 장강명 작가가 자신의 책을 통해 독자들이 이 글을 읽는 동안 조금씩 불편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말을 하였는데 이러한 의도는 잘 반영하고 있다. 가짜 뉴스와 조작된 여론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의 배덕감을 느끼게 한다. 영화는 소설과 달리 이 이야기는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선포를 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어렴풋이 어떠한 사건들인지 유추하거나 찾아보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마게팅이 꽤나 기가 막히게 먹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영화 속 만전이라고 소개되는 곳은 대부분이 생각했던 삼성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촛불시위로 인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부분에서 눈치를 챘을 것이다. 첫 사건으로 터진 중소기업 사장의 제보는 실제로 2002년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온 것이다. 당시 삼성 SDC 주식회사의 개발팀이 전파방해를 통해 경쟁업체의 능동형 하이패스 현장성능 테스트를 업무 방해를 하였다. 이로 인해 2004년도 재판을 통해 해당 관련자들은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이 사업을 입찰받은 것은 삼성이었다.


  그리고 영화 바이럴 에피소드와 유사한 사건으로 2013년 삼성 전자의 일화가 있다. 당시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인 HTC를 비방하는 댓글부대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것이 적발되어 세상에 밝혀졌다.  대만 현지 협력업체를 통해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한 뒤 경쟁 업체 HTC의 신제품 관련 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삼성전자 제품을 추천하는 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이로 인해 대만법원으로부터 30만 대만달러(약 1천100만 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지속적인 삼성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 이상할 정도로 의도와 본질을 흐리는 세력들이 나타나 사그라들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서 삼성에서 실제로 댓글부대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하며 의심이 커졌다. 하지만 이미 삼성이 댓글부대 운영은 2008년부터 정규직으로 150명의 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폭로되었다. 당시 삼성 법무 담당이었던 김용철변호사의 고백에 의해서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를 알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여론과 언론의 조작이 있었지만 인터넷이 발달된 이 시점에서 수많은 정보의 접근이 용이 해졌음에 진실을 확인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자극적이고 불편한 것은 외면하며 보고 싶은 것들만을 보았다. 그러기에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폐부를 찔리게 된다. 거짓이 한 스푼 첨가된 진실이 매혹적이지만 그것을 온전한 사실이라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던져진다.



  영화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들었다. 이 작품 또한 상당히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한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보았던 블랙코미디 장르 중 단연 최고였다 평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영화이다. 이정현의 연기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며 보고 나면 댓글부대처럼 찜찜한 감정이 가시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번쯤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재미난 비하인드로 인트로에 촛불집회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다. 정말 인터넷 통신료 유료화에 반발한 것이 시초가 되었을까 궁금하며 찾아보고 싶어 진다. 사실 최초의 촛불집회는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학원강사이며 인터넷 운영자였던 김기보 씨가 안타깝게 희생된 두 소녀에 대한 추모의  호소문을 올렸었다. 그로 인해 당해 11월 광화문에 1만에 가까운 인파가 몰려 추모를 함으로 최초의 촛불집회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재미난 부분은 영화처럼 아이디를 악마라고 사용하고 있었다. 영화는 시작점에서부터 교묘히 진실과 거짓을 썩어진 것이 얼마나 흥미롭게 우리에게 다가오는지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유쾌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 선택에 있어 우선순위라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의심하고 논쟁하고 곱씹을 수 있는 작품들도 그에 못지않은 재미를 준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후자에 해당되는 댓글부대를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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