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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Apr 21. 2024

대구 유니짜장 맛집

원데이

 노래를 틀어 온전히 멜로디에 집중을 하여본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여운을 준다. 나는 단어에 몰두하여 잠시 생각에 잠긴다. 감정이 일렁이면서 억 누러진 마음의 소리가 표출된다. 그것은 기어코 나의 입에서 가사를 흥얼거리게 만들었다. 요즘 나온 음악들도 좋은 것들이 많지만 나는 괜스레 옛것들이 더 매력 있게 끌린다. 추억이 첨가되어 있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가사에 뭔가 이야기가 있음이 호감이 간다.


 멜로디 사이사이 단어들이 우리 내 삶에 감정들을 압축되어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나의 플레이스트는 지나간 음악들이 차져있다. 오늘도 흘러나온 음악은 나의 시대의 범주에 맴돌고 있다. god라는 가수의 노래들이 나온다. 나는 이 그룹의 음악을 좋아한다.  그들의 노래에 전달되는 가사가 호소력이 있다.  인생의 파편들이 모여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만들어져 있다. 그들의 데뷔곡 어머님께 가 재생된다. 불효를 저지르는 아들의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 하셨어'라는 가사를 흥얼거리다가 뜬금없지만 오늘은 자장면을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짜장면


 이전 서술한 글들 사이에서 서술했다시피 나는 면을 상당히 좋아한다. 삼시 세끼로 먹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이 음식 장르는 내게 매력 표출이 확실히 되어있다. 여러 형태의 면요리를 맛보았지만 그래도 돌고 돌아 내게 변치 않는 만족을 선사하는 것들은 한정적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늘 이야기할 짜장면이다. 검은 빛깔의 이 요리는 미학적으로는 아름다운 채색을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만한 알찬 구성은 보기 드물다. 면에 춘장 그리고 야채들 또한 고기까지 적절한 매력을 펼치며 조화롭다. 그래서 나는 중국집에 가거나 주문 시 반드시 짜장면은 필수적으로 시킨다.


 짜장면은 어떻게 우리나라의 면 요리의 대중적인 강자로 자리잡음 했을까 궁금하였다. 일단 이 음식은 근원은 중국의 베이징, 산둥성의 향토음식인 작장면에서 시작되었다. 튀길 작 (炸) 장 장(醬) 면 면(麵) 풀어서는 장을 튀겨 면위에 얹은 요리이다. 하지만 확연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짜장면과는 차이가 있다. 뭐든 음식이든 현지에 적응하여 변형되어 나름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되기에 사람들에게 다른 요리로 인식될 것이다.



 국내에 짜장면이 정착된 시초는 1882년 임오군란 때이다. 당시 청나라의 인원들이 유입되었고 그 뒤 제물포항이 개항되면서 그 규모는 확대되었다. 그들 중 일부는 우리나라에 정착하게 되고 화교로 자리 잡게 되었다. 비단 사람만이 온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음식문화도 함께 들어왔다. 그리고 당시 산둥 출신의 사람들이 특히 많았었고 고향의 요리인 작장면이 현지화의 시간을 거치면서 짜장면으로 탄생되었다.


 중국 여행을 가서 작장면에 짜장면의 향기를 기대하고 먹게 된다면 실망감이 클 것이다. 일단 장을 볶는다는 것의 베이스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짜장의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짠맛이 강하게 전달되면서 비빔국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짜장면은 작장면과 달리 야채와 고기 춘장을 함께 넣어 볶아 줌으로 채소의 단맛과 고기의 육즙이 조화롭게 갖추고 있다.


 한국인의 짜장면의 사랑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전국 중국집은 약 2만 9천 개 되며 하루 평균 짜장면 소비량은 무려 600만 그릇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소비되는 면발을 이은다면 지구 1.5바퀴를 돌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짜장 종주국이라 불러도 과한 표현이 아닌 수치이다. 짜장면은 한입 먹는 순간 놓을 수없는 검은 매력을 가진 요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요리는 센 불로 볶아 불향을 입혀 고소함이 묻어 나온다. 이에 불 조절의 중요성이 크고 그래서 전문가들의 웍질은 상당하다. 리드미컬한 박자감의 소리가 경쾌하며 듣기가 좋게 느껴진다. 내가 어릴 적은 뭔가 기념한 날이면 중국집을 방문하였다. 이사 가서 첫끼로나 졸업식이나 입학식등은 의미가 부여된 에피소드가 있을 때 들이 그러한 범주에 해당되었다. 그는 아마도 예전에는 외국인이라면 중국인들이었고 그래서 다른 세계로 가는 신비한 느낌이 공간으로 중국집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윤기를 머금고 있다는 것이 한식과는 차별화된 포인트로 다가온다. 대체적으로 기름기 있는 음식들이 우리나라의 향토요리에는 보기 드물다. 거기다 면을 후루룩 치는 소리가 남다르게 찰지게 느껴진다. 최근 맛집 기행이나 블로그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 테마로 맞추어서 실행하는데 그중 중국집 투어들도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나름 맛집의 선별의 팁으로는 간판에 화상이라는 글자가 있다면 화교 출신의 인원이 운영하기에 그래도 조금은 괜찮은 만족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일부 도시들에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 거리들이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 인천이 가장 유명하고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초기 상당히 많은 화교들이 이 도시에 모여 집단생활을 하였다. 이후 6.25 전쟁의 여파로 남쪽으로 피난을 가게 되면서 군산 및 부산과 같은 항구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천, 부산, 군산에 꽤나 맛 좋은 중국집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짜장면은 익숙함이라는 감점을 느끼는 것은 대체적으로 공통적일 것이다. 서민적인 가격과 양 그리고 추억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기에 이 음식은 호감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중국집의 경쾌한 웍질 소리와 고소하게 콧가를 자극시키는 향은 너무나 정겹다. 그리고 그 끝에 멋없이 못생긴 비주얼은 매력을 숨기고 있지만 내실은 확실하다. 나는 이런 짜장면이 너무 사랑스럽다 다시 한번 생각하였다.


대구 원데이

 

 어느덧 대구에 정착하게 된 지 7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도시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많다. 대구라는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소극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속에는 나의 극 I 성격의 비중이 크게 차지하여 작용되었다. 그래도 살아가기 위해 적응한 부분들도 물론 있다. 그에는 아무래도 본능적으로 먹는 것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익숙해져 갔다.


대구 내 이런저런 식당을 방문하면서 의외의 부분들이 있었다. 중식이 정착되고 발전된 과정에서 거리감이 있는 도시였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중국집들이 많았고 꽤나 높은 평균의 맛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명한 맛집들도 군데군데 분포해 있었다. 면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부분은 상당히 코드가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었다. 나는 보통 중국집을 처음 방문하게 되면 웬만하면 거의 짜장면을 주문하여 본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 음식은 중식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라지는 메뉴였다. 그래서 짜장면을 시작으로 차츰차츰 다른 요리들로 확대하여 먹어본다.



 이상하리 주말이면 유독 짜장면이 당긴다. 이에는 아마도 어릴 적 경험이 작용 된 것 같다. 요즘은 어떻게 광고를 하는지 모르는데 아이의 시절 내 귓가에 맴돌았던 티브이 속 모델이 들이 하는 소리가 있다. 일요일은 짜파게티 먹는 날 오늘은 내가 요리사 짜라 짜짜 짜파게티의 멘트이다. 정말 이 광고 때문에 짜파게티를 정말 많이 먹었었다.


  어른이 돼서는 지갑이 그래도 조금은 두툼해지면서 짜파게티에서 짜장면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배달을 주로 시켜 먹었지만 가끔은 편의성을 포기하고 매장을 방문한다. 그 차이는 명백하게 느껴진다. 일단 웍질 하는 소리와 불의 화력이 귓가를 자극시킨다. 막 주방장의 행동이 상상이 되며 만들어질 요리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생겨난다. 그것이 절정에 다 달랐을 때 은은하게 고소함과 기름기를 머무른 음식의 향이 나의 들숨으로 인해 전달된다. 군침이 돌면서 어서 마주하고 싶다는 조급함이 생겨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중국집을 찾아가서 먹는 매력이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의 식사는 이러한 감정의 희열을 느끼기 위해 움직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에 나름 꽤나 괜찮은 데이터의 중국집이 있었으나 색다름을 체험하기 위해 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의 가게들을 검색하였다.  적당한 곳을 하나 찾았고 가방에 카메라와 노트북을 챙겨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러 대기를 하는데 7년을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종점이었기에 애매한 중간을 좋아하는 내게 끝은 거리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30분 남짓의 시간이 지나서 매장 문 앞에 서서 가게 사진을 인증숏으로 남긴다.  원데이라는 상호가 묘하게 감성적으로 느껴졌다. 뭔가 의미부여를 하며 오늘 하루를 나에게 어떠한 매력을 선사해 줄 것인지 궁금해지며 설레는 감정이 생겼다.


 메뉴판에는 짜장면 종류가 몇 가지 있었다. 간짜장과 유니짜장 쟁반짜장이 있었다. 순종을 먹고 싶었지만 그것이 없으니 갑자기 선택장애가 왔다. 그래서 오늘 색다름을 기대하고 떠난 것이니 처음이라는 키워드를 우선하여 보자 마음먹었다. 그래서 내가 주문한 것이 바로 유니짜장이다. 유니라는 말은 고기를 다지다는 의미이다. 양파와 고기를 잘게 다져 면위에 얹어져 여타의 짜장면보다 둘의 조합의 풍미를 진득하게 느낄 수 있다.



 일단 짜장면을 고르고 메뉴판을 보니 1인분 탕수육이 눈에 들어왔다. 적당한 가격이기에 추가 주문하면 좋을 것 같았다. 거기다 근래 더워진 날씨에 시원한 맥주 한잔이 당겼다. 가격도 의미도 조합도 완벽하게 알맞게 주문을 하였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세팅된 음식들 중 유니짜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정말 그릇에 고기가 한가득이 채워져 있었다.


 적절한 기름기와 담백한 식감 그리고 입안에서 울려 퍼지는 고소함이 매력적이다. 소주 한잔이 당기는 맛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이미 맥주를 주문하였다. 아쉬움을 달랜다는 마음으로 한 젓가락 가득 퍼서 면치기를 한다. 면 사이사이 묻어있는 고기들이 딸려서 입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바로 맥주 한잔을 들이켠다. 이게 천국이지 하면서 입가에서 미소가 지어진다.

 


 잊고 있던 탕수욕에 관심을 가져본다. 생각보다 많은 양에 갑자기 행복해졌다. 일단 부먹 찍먹을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었다. 그냥 쿨하게 소스가 부어져 나왔다. 나는 뭐 스타일을 따지지 않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둘 다 제각각 매력이 있기에 그냥 그만에 맛에 집중을 하면 된다. 젓가락으로 집어 먹어본다. 쫄깃하니 먹기 좋은 식감에 나름 평타이상의 소스이다. 오늘의 선택은 탁월했고 내가 그것을 이뤄냈다는 것이 내심 대견하였다.


 유니짜장은 처음 마주한 것이지만 정말 매력적이었다. 계속 손이 가며 입가에 여운이 여느 짜장들보다는 강했다. 면을 후루룩 마시듯 먹고 남은 춘장과 고기 양파를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밥과 비며 먹으면 딱인데 나이를 먹고 작아진 저장창고가 넘치면 탈이나기에 참았다. 그래서 다음에 방문하면 밥을 추가주문해서 먹어보아야겠다 생각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이들의 모습들이 시선에 들어왔다. 모두들 뭔가 만족감과 행복한 감정이 느껴졌다.


  나도 왠지 매장을 나가서 누군가에 비치는 모습은 저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가장 먼 곳에 처음 마주한 요리이지만 그것들은 어찌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이었고 결론적으로 정답이 되었다. 조금은 열기가 식은 햇볕 사이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의미 있는 하루로 다가와서 추억이 되었기에 나는 이 원데이라는 상호명이 기억될 것 같다. 다음번에도 이 먼 여정을 즐기기에 나의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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