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Thursday, a new word
외지인 外地人
그 고장 사람이 아닌 사람을 이르는 말.
유의어 : 이방인 이주민
반의어 : 본토박이 (표준국어대사전)
외지 外地
1. 자기가 사는 곳 밖의 다른 고장.
2. 나라 밖의 땅.
3. 식민지를 본국(本國)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유의어 : 식민지 외국 이역 (표준국어대사전)
“여기 사람 아니죠?
말투 들어보니 외지인인 거 같더라.”
며칠 전 들은 아주 인상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을 듣자마자 순간 내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여기 사람이 아닌가?
아닌데 나 여기 사람 맞는데...
나는 스스로 광주광역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광주라고 하고 싶었으나 여기 사람이 아닐 거라는 확신에 찬 말투에 뭔가 잘못을 해버린 사람처럼 쭈뼛해진 나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내 말투가 왜 이러는지, 나는 나를 왜 광주사람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호기심이 생기는 사람에게는 관심이 많고 재미있는 걸 좋아해 이런 이유로 누군가를 생각하는 건 너무나 즐겁지만 만약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 내 머리를 쓰게 만드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싫어진다.
말에 뼈가 있다던지 돌려 까기를 한다던지 무례한 말과 행동을 하던지 자꾸 남을 험담하거나 알고 싶지 않은 제3자의 개인적인 tmi를 전해준다던지… 아무튼 웃음으로 포장해 나나 남에게 상처를 줄 목적인 것들을 늘어놓으면 나는 그 말을 다시 포장해 나만의 방식으로 돌려주거나 내 바운더리에서 제외시켜 버린다. 이러든 저러든 티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안 만나는 것이 상책이다.
광주에 사는 나를 외지인이라고 규정하는 말은 솔직히 나에게 상처다. 나와 남을 구분 짓고 네 편 내 편을 갈라 기준선의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말이다. 요즘 같은 글로벌한 시대에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데… 그리고 광주는 내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있고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만들어 준, 20년이 넘는 내 나이테의 흔적이 담긴 곳이고 스스로도 광주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외지인이라니?! 물음표와 느낌표가 공존한다.
광주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단어로 명확하게 정의 내리는 건 처음 겪어봤다. 나를 외지인으로 규정지어 외지인으로 만들어버린 그 외지인에게. 다른 사람을 지칭하는 말을 들었을 때도 기분이 별로였는데 내가 당하니 더 별로였다.
아마 그분은 자기가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못할 것이다. 아니면 일부러 할 수도 있겠지. 이런 경험을 통해 나로 인해 내 곁의 사람들이 상처받을 수 있으니 더 조심하자라는 다짐을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못 지킬 때가 많지만.
나도 그렇고 남도 그렇고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조언을 하기 어려워진다. 나만의 생각과 틀이 확고해지다 보니 싸움이 될까 갈등이 생길까 서로의 생각을 건드리지 않는 것 같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도 어느 정도 동의하기에.
나이가 먹을수록 옆에서 진정한 조언을 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나만의 생각에 갇히다 보면 소위 말하는 꼰대가 되는 거다. 유교사상이 깊게 뿌리 박힌 대한민국은 나이가 깡패일 때가 여전히 많다. 나이의 숫자가 올라갈수록 사람들이 앞에서는 맞다고 예의상 해주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면 내가 맞지라고 만족하고 현실은 모른 체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금도 내가 맞지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는데, 나의 장점 중 하나는 작은 일로 크게 배운다는 것. 나를 나타내는 숫자의 앞자리가 커질수록 어떤 부분에서는 꼰대가 될 테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모습은 되기 싫으니 최선의 꼰대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는 광주사람이기도 하고 마산사람이기도 하고 익산사람이기도 하고 부산사람이기도 하고 전주사람이기도 하고 정읍사람이기도 하고 서울사람이기도 하고… 한마디로 그냥 대한민국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