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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02. 2022

무술영화 추천 TOP 100 (5)

Martial Arts Movies : ~01위

집필 동기는 무협을 사랑하는 우리 부모님 특히 어머니♡에게 이 글을 헌정하고 싶다. 무협에 전혀 관심이 없던 제게 또 다른 세계를 알려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정말로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선정기준


1.CG <<< 와이어 <<<<<<<<<<<<<<<<<<<<< 스턴트 무술연기

2.영향력 ②독창성 완성도 순으로 평가기준을 정했다. 


1,2편은 할리우드 위주로 구성했다. 3,4편은 쇼브라더스와 찬바라의 전성기를 담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쿵후가 홍콩(중국)에 국한되지 않음을 널리 알리고자 쓰게 되었다. 유행이 지나갔다고 해서 이 장르가 소멸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스타워즈>와 마블, DC에 무술영화에게 그 요소가 전승되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20 : 영웅본색 (A Better Tomorrow·1986) 오우삼

총기무술의 시조, 용강 감독의 <영웅본색(1967)>을 리메이크하며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진 시대’에, 여전히 뒤처진 시대착오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싸워가는 ‘검사(劍士)’의 이미지를 현대로 옮겨왔다. 오우삼은 형제들 사이의 ‘의리’가 세계에 대한 ‘인의(仁義)’이며 형제를 배신하는 행위야말로 악이 규정짓는다. 그의 영화스승인 장철이 ‘피의 형제애(Blood Brothership)라고 불렀던 것을 상기시킨다. (사나이끼리의 우정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상대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인간의 관계성의 극단과 같은 것이다. 

     

<영웅본색>은 액션영화의 트렌드를 바꿔놓았고, 오우삼은 홍콩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각광받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총격전은 <첩혈속집>쯤에 와서 거의 완성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슬로 모션으로 포착한 오페라식 화려함과 비장한 검술영화의 절묘한 교배인 셈이다. 과장되었지만 묘하게 현실적인 시각스타일은 이후의 현대영화 전반에 커다란 인장을 남겼다. 



#19 : 용문객잔 (Dragon Gate Inn·1967) 호금전 

무협(武俠)의 시민케인,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가장 중국적인 화면으로 무협을 표현했다는 점에 있다. 호금전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홍콩 무협영화는 일본 사무라이영화의 액션연출을 본뜨는 수준에 불과했다. 무공 혹은 비급이라 일컬어지는 초인적인 힘을 부가하는 신비한 무술을 소재로 삼는다. 이를 바탕으로 주인공의 주변인물에 관련된 은원을 청산하거나, 외적의 침략에 맞서 목숨을 돌보지 않고 항거한다. 하지만 속세의 은원은 삼라만상에 비하면 부질없는 짓이다.

        

그러나 그는 스토리보다 이미지에 중점을 둔다. 그러기위해 자연풍경 즉 야외촬영과 오픈 세트를 중시했다. 쉽게 말해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 산수화를 영화 화면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경극의 안무에서 액션의 힌트를 발견했다. 무술동작의 합보다 대결의 흐름에 집중하는 방식이 그러하다. 특히 음악을 없애고 인물들의 움직임, 칼과 칼이 맞부딪히는 소리 그 자체에서 리듬감을 뽑아내는 연출이 무척 인상적이다. 지극히 중국적인 무협세계를 그림으로써 서부극과 사무라이 영화에서 출발한 무협장르의 독자적인 활로를 개척한다.



#18 : 소림 36방 (The 36th Chamber Of Shaolin·1978) / 십팔반무예 (18 Legendary Weapons Of China·1982) / 오랑팔괘곤 (The 8 Diagram Pole Fighter·1984) 유가량

서구의 평론가, 감독, 래퍼, 스턴트배우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쿵후 무비’로 꼽히는 작품이다. 황비홍의 직계제자인 유가량은 전설로 등극했다. 그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 2(2004)>의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에게 무술을 가르치던 백발의 스승 페이메이를 연기했고, <란두하 (1979)>, <홍희관(1977)>, <소림 36방>, <오랑팔괘곤(1983)> 등을 만들며 이른바 ‘소림사 영화’로 홍콩 영화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았다.


천대받는 루저가 수련으로 강해진다는 설정이 대유행했다. <록키 4>로 대표되는 훈련장면이 8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동부 힙합의 전설 ‘우탱 클랜’이 음반제목 <Enter The Wu-Tang (36 Chambers)>로 지을 정도로 거대한 반향을 일으켰다. 


<십팔반무예>는 스토리텔링이 약간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얽혀 있지만, 서로 연결된 플롯이 다채로운 캐릭터와 육기(武藝六技)와 죽장창(竹長槍), 기창(旗槍), 예도(銳刀), 왜검(倭劍), 교전(交戰), 월도(月刀), 협도(挾刀), 쌍검(雙劍), 제독검(提督劍), 본국검(本國劍), 권법(拳法), 편곤(鞭棍)의 18병기를 소개한다. 의화단의 난을 소재로 중국 전통 무기의 용도와 상성을 그 어떤 영화보다 잘 보여준다. 홍금보의 <귀타귀(1980)>에서 영감을 얻은 호러의 기운과 성룡식 쿵푸 코미디의 결합 또한 놓칠 수 없다. 이러한 흐름은 <강시선생(1985)>와 <천녀유혼(1987)>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오랑팔괘권>은 봉술 액션을 완성했다. 쇼 브라더스 스튜디오가 제작한 마지막 영화 중 하나로 부성의 교통사고로 시나리오가 수정되었다. 무술이 갖는 이중성을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복수와 폭력의 광기와 불교의 자비로움이 갇는 모순을 유가휘의 메소드 연기로 표현했다. 이를 직관적으료 표현한 액션 시퀀스 하나하나에 유가휘의 섬세하고 현란한 구성은 돋보인다. 영화 역사상 최고로 손꼽힐 만한 웅장한 격투 장면으로 절정을 이룬다. 



#17 : 오독 (Five Deadly Venoms·1978)/잔결 (Crippled Avengers·1978)/ 남소림여북소림 (Invincible Shaolin·1978)/ 차수 (Masked Avengers·1981)/오둔인술 (Five Elements Ninjas·1982) 장철

장철은 홍콩을 떠나 대만에서 자신의 프로덕션을 설립, 저예산 무협영화 제작을 계속했다. 1977년에서 1982년까지 새로이 발굴한 다섯 명의 배우 라망, 녹봉, 손건, 강생, 곽추를 매번 똑같이 데리고 12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각종 무술과 기계체조로 잘 훈련된 이들을 일명 ‘베놈스’(Venoms)라 불렀고 이들이 출연한 12편의 영화를 ‘베놈스 필름’이라고 불렀다. 왕우, 적룡, 강대위가 맹활약하던 시절의 장철 영화들과 비교하면 스타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액션 연출의 정교함보다 육체성 훼손의 극단을 그로테스크한 형태로 펼쳐진다. 훗날 <킬빌>의 ‘데들리 바이퍼’로 오마주된다. 


순위가 높은 이유는 순수한 움직임, 액션 그 자체에 집중한 영화는 매우 희귀 하기 때문이다. 뻔히 합이 보이지만, 그 합 자체가 무척이나 난도가 높고 위험한 탓에 스턴트의 한계를 시험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기존의 직선적인 딱딱한 동작에서 탈피한 역동적인 액션 장면을 만들어냈다. 더욱이 와이어 없이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소화한다. 또한 기계손, 기계팔 등 판타지적 요소나 검술, 도술, 창술 등등 화려한 무기술을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16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The Hidden Fortress·1958) 구로사와 아키라  

베를린영화제 은곰(감독)상 

시네마스코프의 시작은 할리우드였지만, 시네마스코프가 지닌 잠재력을 발견한 사람은 구로사와였다. 영화사에서 구로사와의 〈요짐보〉와 〈천국과 지옥(1964)〉은 시네마스코프를 가장 완전하게 활용한 사례로 인정받고 있는데, 그 밑거름이 된 영화가 바로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이다. 구로사와는 시네마스코프가 지닌 잠재력을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에서 추출하는 데 성공한다.

   

오프닝 이후 등장하는 포로들의 반란장면이나 불의 축제의 대규모 군중신은 시네마스코프 특유의 장엄한 스펙터클을 극대화한 시퀀스이며, 말이 야산에서 달리는 장면이나 일행을 뒤쫓는 아시가루 부대와의 추격전, 마카베가 적장인 다도코로 효에와의 창술 대결은 시네마스코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액션의 활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가 이 영화에 빚지고 있음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15 : 취권2 (The Legend Of Drunken Master·1994) 유가량

<취권2>에선 달궈진 석탄 위에서 몸을 굴리는 성룡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정말 놀랍도록 독창적인 액션 시퀀스를 연출하는데 도가 텄다. 완벽한 타이밍의 유머를 품고 있으면서 흡사 브레이크 댄스를 연상시키는 취권은 곡예라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피로스의 승리 즉 상처뿐인 영광인 하이라이트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복잡하게 만든다.  




#14 : 프로젝트 A/A계획 속집 (A 計劃/A計劃續集·1983-7) 성룡

성룡 고유의 액션 스타일은 아마도 그의 첫 번째 연출작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버스터 키튼과 해롤드 로이드가 몸을 사리지 않는 스턴트로 관객을 유혹했지만, 성룡은 그 둘을 뛰어넘었다. <프로젝트A>엔 3층 이상의 높이에 매달려있던 성룡이 머리 쪽을 아래로 두고 추락하는 아찔한 장면이 담겼다. 배꼽을 잡을 만큼 웃기면서도 지금 봐도 아찔하다. 대중의 즐거움을 위해 목숨 건 배우가 또 있을까 싶다. 참고로 마지막 NG 장면 모음에서 그 위험천만한 촬영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독창적인 성룡 액션의 완성이자, 홍콩 액션영화의 일대혁신을 일으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덧붙여 1편은 가화삼보가 처음 뭉쳤고, 2편은 히치콕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13 : 요짐보 (用心棒·1961)/츠바키 산주로 (椿三十郎·1962) 구로사와 아키라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 

경쟁관계의 두 야쿠자 조직에 의해 혼란한 마을에 방랑중인 ‘로닌(미후네 도시로)’이 나타난다. 이 떠돌이 무사는 출중한 검술솜씨로 야쿠자에 의해 경호원(요짐보)으로 고용된다. 그는 두 무력집단을 오고가며 압제에 신음하는 마을을 해방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 획기적인 사무라이영화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스타워즈)와 스파게티 웨스턴에 영감을 제공한다.  



#12 : 파이트 클럽 (Fight Club·1999) 데이빗 핀처

무술영화는 억압된 분노의 표출수단으로 폭력본능을 자극한다. 마찬가지로 <파이트 클럽> 역시 현대 사회에서 팍팍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탈출 심리로 ‘파이트(격투)’로 선택한다. 그렇게 현대 문명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진행되다가 블랑키주의(비밀결사가 혁명을 일으킴)로 마무리된다. 제 4의 벽을 깨면서까지 믿어왔던 상식과 규칙에 통렬한 카운터를 날린다.  

 


#11 : 할복 (Harakiri·1962) 고바야시 마사키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일본은 무술의 세계를 ‘무도(武道)’로 설명한다. 무도는 무술을 닦는 것이 정신 수양을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술을 통한 심신단련인 ‘무사도(武士道)’은 이상한 개념이다. (사무라이로서) 살육을 하면서도 정신수양과 해탈이 가능하다고는 논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마야시 마사키는 이 모순을 놓칠 리 없었다. 그는 굳건한 권력에의 저항을 주제로 영화를 만든 이였다. 죽음의 순간은 의심할 여지없이 충격적이고 검술은 아름답게 연출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무사도의 과대평가된 광채를 찢고 지배층의 위선과 몰상식한 자살강요, 위계에 따른 착취 등을 폭로한다. 정확히는 시스템이 부과한 ‘명예(무사도)’라는 것의 공허함과 그에 따른 시스템의 잔악한 억압 말이다. 그러나 인습과 전통에 대해 순응하는 일본사회에 저항하는 주제의식만으로 승부하는 영화는 아니다. 액션, 서스펜스, 스릴, 미스터리가 꼬리가 꼬리를 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개척정신을 해체하듯 무사도를 인수분해한다. 

  


#10 : 매트릭스 (The Matrix·1999) 워쇼스키 자매  

아카데미 시각효과·편집·음향·음향편집상

<매트릭스> 이전까지는 ‘쿵푸’가 할리우드 주류영화를 이끌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쿵푸는 양가창법 같은 창과 곤에서 발전한 문파, 검, 도 등의 중병기에서 발전한 문파, 단병기로 근접 격투술에서 발전한 문파로 크게 나뉠 수 있다. 이렇게 냉병기에 근거한 쿵푸를 간략화해서 국제적으로 보급하기 용이하게 새로이 만든 '우슈'가 있다. 우슈는 '표연(表演)'이라 하여 초식의 모양새의 완벽함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즉 중국권법은 아주 정교한 신체 동작의 움직임(초식(招式), (型), 품세(品勢)을 중시한다. 반면에 미국 무술영화는 연결동작 혹은 속도나 리듬을 포기하고 오로지 큰 동작을 펼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왔다.    

  

그러나 워쇼스키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이미지와 개념을, 홍콩 액션물에서 기술과 스타일을 빌려왔다. 홍콩에서 초빙된 무술감독 원화평은 정교한 합과 무술동작의 모양새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 순간을 할리우드의 기술력으로 필름에 담는다.



#9 : 와호장룡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2000) 이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미술·음악·촬영상

이안은 중국과 서양의 조화를 추구한다. 서양식 멜로드라마가 진행되며 몇몇 대사는 세익스피어를 떠올리게 했다. 감정의 흐름이 활력이 넘쳐 인물들이 분노와 배신이 정당화된다. 정적인 액션스타일이 여운의 미를 완성한다. 중국 문인에게 이상적인 유가사상을 검으로 지켜내겠다는 무협 문학이야말로 중국인의 잠재의식을 자극한다. 서양관객에게 유가 문화와 폭력을 결합한 <와호장룡>은 분명 신선하게 비춰졌다.     

 

반면 동양인의 시각에서 보건데 <와호장룡>은 사실 새로울 것이 없는 영화다. 산수화 같은 자연풍경 한가운데 중력의 법칙을 벗어난 무림고수끼리 겨루는 모습이나 대나무 숲에서 우아하게 검을 마주하는 시퀀스, 강호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연정 같은 내러티브는 호금전이 1960년대에 이미 선보였던 형식주의의 모방이자 존중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호장룡>은 무협영화가 ‘동아시아’라는 지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8 : 킬 빌 Vol.1, 2 (Kill Bill·2003-4) 쿠엔틴 타란티노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빌>을 통해 '동서양의 모든 액션 영화'들에 경의를 표한다. <킬빌> 시리즈는 70년대 B급영화들에서 빌려온 여러 곡조를 합쳐 만든 모스트 모던 곡이다. 전편은 블랙스플로테이션과 일본의 야쿠자영화의 요소들을 뒤섞어 놓았다면 후편은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카로니웨스턴과 홍콩 쇼브라더스 무협영화를 한데 융합한다. 원래 계획대로 한편의 영화로 개봉되었으면 어땠을까 짐작할 수 없을 만큼 2부작은 서로의 틈새를 메우며 온전히 하나의 복수극을 향해간다. B급 액션영화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무술장르를 다시 정의하게 되었다. 



#7 : 레이드 1,2 (The Raid: Redemption/Berendal·2011-4) 가렛 에반스

안타깝게도 오늘날 액션영화는 경비절감을 이유로 본질을 놓치고 있다. CG특수효과와 편집기술의 발전은 정극배우도 액션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이와 반대로 <레이드>는 와이드 샷에서 무술 전문 배우끼리의 격투에서 정말로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겨져나가는 걸 스크린 너머로 고스란히 전달한다. 박진감 넘치는 고난이도 동작과 실제 스턴트의 조합이 주는 육체와 육체가 부딪히는 육체와 육체가 부딪히는 육박전의 쾌감 말이다. 



#6 : 용형호제 2부작 (Armour Of God·1986-1990) 성룡

홍콩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지향하던 <용형호제>는 세계시장 공략에 걸맞게 높은 난이도의 스턴트와 액션·유머·로맨스가 조화로운 성룡 오락물의 결정판을 보여준다.  



#5 : 협녀 (A Touch Of Zen·1971) 호금전 

칸영화제 기술부분 대상

<자객 섭은낭>, <천주정>, <와호장룡>, <동사서독>, <일대종사>, <칠검>이 스승으로 모시는 영화가 있다. 호금전은 경극의 리듬을 도입한 연출 액션,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동양적인 화면, 불교철학으로 무협세계를 고찰함으로써 인간들 간의 싸움을 형이상학적인 경지에까지 끌어올린다.      


제목부터 페미니즘적이다. 여전사영화의 대모(代母)이자 완벽한 무술 동작보다는 리듬감 있는 대결의 호흡에 집중함으로써 액션을 물리법칙에서 해방시켰다. 이것이 오늘날 슈퍼히어로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준칙이며,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후배감독들이 존경을 표하고 <협녀>는 무협영화의 경전으로 불리게 되었다. 



#4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아카데미 작품·감독·여우주연·남녀조연·각본·편집상

다니엘스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이 멀티버스 소재로 쿵푸 코미디를 2020년대에 훌륭하게 부활시켰다. 동시에 50대 여성이 겪는 중년의 위기가 생생하며, 이민자 가족이 세대 차이를 진중하게 다뤄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3 : 폴리스 스토리 1,2 (Police Story·1985-8) 성룡

아카데미 평생공로상  

이른바 ‘성룡 액션’의 정수가 이 한편에 담겼다. ‘성룡’이라는 인명을 액션 앞에 대명사로 붙일 수 있을 만큼 전 지구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폴리스 스토리>에서 봉 하나에 의지한 채 전구를 깨며 추락하던 성룡의 스턴트는 현재까지도 전설로 손꼽히는 장면이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골반 골절, 2도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마약왕의 간계에 의해) 경관으로 강등된 강력계 형사가 악당을 일망타진한다는 비교적 간단한 스토리를 중심으로 놀라운 스턴트와 다양한 액션 퍼레이드로 훗날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발판을 제공한다. 곡예처럼 아찔한 스턴트와 아크로바틱한 액션, 홍콩영화 최고 제작비를 경신한 스케일, 위험을 불사하는 리얼리티, 슬랩스틱 코미디와 결합된 과장된 몸짓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성룡이 주연을 맡은 영화들에 나타나는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2 : 용쟁호투 (Enter The Dragon·1973) 로버트 클라우즈

이소룡와 같은 아이콘이 남긴 유산과 영향을 어떻게 짧은 몇 줄로 소개할 수 있을까? 전설이 된 그의 생애와 업적은 책장을 가득 채우고, 전기영화, 다큐멘터리, TV시리즈가 연달아 제작되었다. 그가 남긴 유산은 영화배우를 넘어 철학가, 무도가, 선구적인 엔터테이너로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배우의 입지를 처음 개척한다.   

  

《용쟁호투》는 워너 브러더스와 홍콩의 골든 하베스트와 합작해서 서구 관객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이소룡이 <어둠의 섬광>을 보고 로버트 클라우즈를 감독으로 골랐다고 한다. ‘아류 007’이란 비난을 들을 만큼 서구 취향의 액션영화이며 이소룡과 절권도를 신비화한다. 영화가 개봉한 지 3달 만에 그는 사망하지만, 《용쟁호투》 이후 무술 도장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무술의 대중화를 촉진시킨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이소룡은 무술을 통해 단순히 강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철학적 깊이를 부여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의 사상적 견해에 따르면 '액션이 곧 주인공의 고뇌를 담는 그릇'이 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오늘날 슈퍼 히어로의 '정체성'이나 제이슨 본의 '기억상실'도 여기서 출발했다.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로 독립된 장르인 ‘액션 영화’가 탄생한다. 본래 '액션'은 '드라마'처럼 모든 영화의 일부일 뿐 독립적인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 : 7인의 사무라이 (Seven Samurai·1954) 구로사와 아키라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과거 서부극, 홍콩 무협영화, 사무라이 영화가 서로의 영향을 받으면서 액션 영화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로사와는 그 중심에 선 필름메이커다. 그의 영화는 동시대 혹은 후대의 많은 감독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유명하다. 잉마르 베리만은 <처녀의 샘>이 구로사와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틴 스콜세지는 그를 자신의 영화 ‘스승’이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페데리코 펠리니, 로만 폴란스키, 로버트 알트먼,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조지 루카스 등은 자신들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손꼽기도 하였다.  

    

그 중에 <7인의 사무라이>는 조스 웨던이 <어벤져스>를 만드는 교본으로 삼았다고 고백했으며, <황야의 7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벅스 라이프> 등 팀 업 무비의 교과서로 오늘날에도 영감을 제공한다.     

이 영화의 전반부는 인물, 공간, 동선과 카메라를 이용해 캐릭터 드라마에 집중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힘과 기백이 넘쳐흐르는 스펙터클한 연출로 변해간다. 영화 내용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101명의 농민들 각각의 성격이나 가족관계, 행동 양식 등의 내용을 무려 6권 분량의 노트에 자세하게 작성해놓았다고 한다. 개성 있는 여러 인물들이 꼬리에 꼬리가 물고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이야기들에 디테일한 해학과 깊은 풍미를 주는 여운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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